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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에 관심이 생기고, 자연스레 한국 SF 소설들에도 눈길이 가던 중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빌려옴
한국 SF는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김초엽 작가는 한국 SF계에서 유명하고 어느 정도 고평가 받는 작가라길래 살짝 기대하고 책을 펼쳤음
결론부터 말하면, 한마디로 꽝, 시간이 아까움.
1부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어느 날 지구에 갑자기 떨어진 범람체라는 생물이 지상을 뒤엎자 인류는 지하로 도망쳐 도시를 세우고 파견자를 양성해 지상으로 임무를 보내는 세계에서 파견자가 되기를 꿈꾸는 주인공 정태린이 있음
이 주인공은 분명 성인인데 행동하는 거나 사고방식은 사춘기 소녀와 비슷함.
태린이 파견자 시험을 치루던 중 갑자기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방해함. 태린은 친구 선오의 조언을 받고 그 목소리에 쏠이라는 이름을 붙음.
그렇게 태린과 쏠은 서로 소통하고 대립하다 나중에는 주인공이 시험에 통과할 수 있게 쏠이 도움을 줌.
지상에서 치른 마지막 시험을 마치고 지하로 돌아오던 중 갑자기 쏠이 태린의 모음 지배하고는, 지상에서 채취한 범람체 샘플들을 막 퍼트림.
이 장면에 대한 눈에 띄는 복선이 없었기에 정말 뜬금없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음. 마치 어그로 끌려고 집어넣은 것 같다고 할까.
이후 2부에서 주인공은 스승 이제프의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으로 지상으로 추방되는 대신 중요하지만 위험한 임무를 맡게 되는데, 아무리 인력이 필요하고 위험한 임무라지만 이제 막 파견자 시험을 통과한, 그것도 대형사고까지 친 인물을 중요한 임무에 보낸다는 게 이해는 안 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음.
그렇게 마일로와 네샤트라는 두 인물과 함께 임무를 하러 떠나게 되고, 목표 좌표가 잘못됐으니 돌아가자는 네샤트의 주장을 씹고 희미하게 느껴지는 진동을 따라 계속 탐색을 진행하다 어느 늪에 빠져 죽을 뻔함
다행히 늪인이라는, 범람체와 결합된 인간들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되고 늪인이 된 삼촌 스벤과의 대화, 그리고 다시 직접 늪에 들어가 범람체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됨.
하지만 범람체를 극도로 증오하는 네샤트로 인해 늪의 위치가 지하 사람들에게 발각되고 맘. 스벤과의 대화로 늪인들의 존재를 알고 그들을 사살하라고 상부가 지시했다는 사실을 아는 주인공은 또 다시 늪인들을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지기 전 그걸 막기 위해 홀로 살아남은 채 다시 지하로 향하게 됨.
참고로 마일로라는 인물을 먼저 임무를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연인을 찾기 위해 임무에 지원한 것인데, 그 연인이 늪에 빠져 범람체의 일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본인도 스스로 늪에 들어가 범람체의 일부가 됨.
3부에 들어가기 전 연구일지라는 챕터가 있는데, 여기서 주인공과 스승 이네프의 과거가 밝혀짐. 범람체에 감염된 아이들을 상대로 실험을 하는 비밀연구소의 부소장으로 발령난 이네프는 범람체에 적대적이지만 머릿속 범람체와 소통하는 주인공과 대화하면서 범람체와 공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됨. 하지만 아이들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결국 원래 계획대로 아이들 속에 있는 범람체를 제거하는 주사를 놓기로 결정함
주사를 맞자 범람체들이 격렬하게 저항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죽게 됨. 주인공은 그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이임. 이네프는 범람체에 더욱 적대감을 가지게 됨
3부에 들어가면 펼쳐지는 전개는 더 가관인데 주인공의 친구이자 마찬가지로 비밀연구소 출신인 선오는 희미하게 들리는 진동을 따라 출입금지구역에 위치한 폐쇠된 비밀연구소를 발견함 그리고 거기에 범람체에 감염된 사람들이 갇혀있다는 걸 알게 됨. 그래도 명색이 출입금지구역에 사람들을 가둬놓은 비밀연구소인데도 불구하고 발견하고 들어가는데 아무런 제지도 없음. 경비도 없고 보안 시스템도 허술하기 그지 없음.
그러다가 뜬금없이 등장한 이제프의 의해 선오 또한 연구소에 갇혀지게 됨. 이제프는 연구소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이용해 범람체의 중심이 되는 늪을 파괴할 계획을 세움. 하지만 선오가 날려보낸 범람체에 감염된 날벌레들이 병원에 갇혀있던 주인공에게 이 사실들을 알리게 되고, 주인공은 이 계획을 막기 위해 연구소로 찾아감.
역시 아무런 제지 없이 연구소에 도착한 다음 격리실 문들을 열어 사람들을 구하고 그들을 트램을 통해 늪으로 보내기 위해 제어실을 찾아 들어감
거기서 선오가 갇혀 있던 독방문을 열고 레버를 작동시켜 트램으로 향하는 문을 열던 도중, 아무런 호위 병력없이 이네프 혼자 들어와 방해하고 대치함.
이네프는 너에게 지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쩌구 하면서 주인공을 설득하지만 주인공은 총을 쏴서 이네프를 죽여버림. 그리곤 원래 계획대로 트램으로 향하는 문을 다시 열고 사람들은 트램을 타고 연구소를 빠져 나감.
연구소 밖에 이 상황이 알려지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를 벌임. 그래도 연구소가 폭발하고 감염된 사람들이 탈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않음. 그냥 단순하고 평면적인 방식으로 시민들과 정부의 대치를 보여줄 뿐임
결국 범람체와 지하 도시 사이에 경계 구역을 정하고, 중간에서 주인공이 이 둘 사이를 조율하는 임무를 맡게 됨. 소설은 늘어나는 늪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주인공이 새로운 지역을 탐사하던 중 이네프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끝남
우선 이네프와 주인공 사이의 억지 로맨스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데, 서로 사랑한다는 데 그 묘사가 굉장히 부실함. 그냥 몇 번 대화하다보니 호감이 생겼다 수준임. 그런데 그런 것 치곤 둘 사이의 감정선이 과장된 것처럼 느껴짐. 그냥 로맨스로 엮지 말고 좀 각별한 사제지간으로 표현해도 전혀 무리가 없음. 솔직히 레즈코인 좀 타볼려고 억지로 집어넣었다고 밖에 생각이 안듬.
그리고 인물들도 주인공이나 이네프를 제외하면 죄다 뻔하고 평면적으로 그려짐. 높으신 분들은 그냥 무작정 범람체에 적대적인 꼰대들로 묘사되고, 주인공 주변인물들인 선오나 자스완 등은 착하고 호의적으로 묘사됨. 마지막 3부에서 연구소의 비밀을 알게 된 시민들도 서로 대립하는 모습 없이 일치단결 해서 높으신 분들에게 항의하는 게 보여주는 모습의 전부임
그러다 보니 인물들간의 갈등이 그냥 범람체를 싫어하는 나쁜 놈 VS 범람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착한 놈인 것 처럼 단순하게 보여져서 뻔하고 긴장감 없음.
작중에서 계속 나란 존재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작가 나름대로 생각하고 고찰한 바를 풀어놓는데, 딱히 깊이 있다고 여겨지지도 않고 오히려 위험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듬. 글 속에 묘사된 범람체의 생태계를 보면 각자의 객체가 서로 연결되어 전체를 이루고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솔직히 혼란스럽고 어수선하게 느껴질 뿐임.
전체적으로 인물들은 평면적이고, 전개는 뻔하며, 주제의식도 얕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음.
아직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은 읽어보진 않았지만, 딱히 기대되지도 않음
평점: 1/5
누누이 나오는 얘기지만 이런 류의 위어드 테일 제대로 된 거 읽고 싶으면 최근 나온 걸로는 제프 밴데미어가 쓴 서던 리치 시리즈가 갑이고 시간낭비 안하는 방법임.
https://m.dcinside.com/board/reading/634751
ㅋㅋㅋㅋ
이 책은 아니지만 빛보다 어쩌구 단편 하나랑 사이보그가 되다 읽어봤었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상을 탔고 책이 팔리는 건지 의아함
그냥 소프트sf의 대표주자라서 그래
ㄴ 내가 너무 딱딱한가 보노...
말이 소프트SF지 나는 솔직히 SF스킨 끼워팔기라고 생각은 해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