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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일일이 에피소드마다 부제를 붙인 점도 그렇고 고전 중에도 구성이 특이한 편인 것 같음.
일괄 서사 중심이라기보다도 군상극처럼 주요 인물들 시점을 각각 비추는 듯. 덕분에 울리히가 주인공이라 사건의 중심에 있긴 해도 그게 다는 아니라는 인상이 강함.
그나저나 노잼 소리 많이 듣는 것치고 난 진짜 재밌다고 생각함. 이제 2권 후반부인데 3권이 노잼인 게 아니라면 끝까지 재밌게 읽을 듯. 솔직히 소재 자체가 재밌음. 울리히 같은 이상한 인간이 갑자기 전국가적, 더 나아가 범유럽적 계획에 연루되다니. 일단 난 울리히의 성격이나 말씨부터가 마음에 들었음. 골때리지만 뼈가 있는 말장난을 좋아하는데 울리히가 책 내내 그런 소리를 해서 대호감임. 거기에 개별 인물들의 생각들도 하나같이 독특해서 인상적이었음. 백작이나 아버지, 심지어 모스부르거 마저도 잊을만 하면 튀어나오는 걸 볼 때 인물들 활용도 굉장히 훌륭했음. 꽤 주요 인물들이 많은 편이지만 중간에 유령화 되는 경우가 없음. 어쨌든 계속 관련자로서 기능함.
근데 또 읽기 쉬운 책이냐고 물어보면 마냥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동시에 읽는 율리시스보다야 당연히 쉽긴 함. 근데 특없남도 2시간 동안 최대한 집중하면서 읽었을 때 100페이지도 안 넘어갔을 정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