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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귄 누나 사랑해요

오래 전에 한 번 읽고 다시 읽은 건데 너무 재밌었다

사실 이번에 읽는 동안, 중간에 한 번 멈추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읽느라 또 어스시가 뒷전으로 밀려났었다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어쨌든 이제 다음 권들도 차근히 읽어나가야겠다

르 귄 누나의 에세이 중에, 문장을 쓸 때 단어의 의미와 운율을 대단히 신경써가며 쓴다는 글이 있었는데 (또한 어떤 작가든 그렇게 해야한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그렇게까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어스시의 마법사를 다시 읽으니 그것이 느껴졌다

내가 거의 처음으로 밤을 새가며 읽었던 책, 그 때 거기서 느꼈던 짜임새있는 문장의 아름다움과 낯설고 척박하지만 어쩐지 아늑하게 느껴지는 바다와 섬의 세계, 바람을 타고 들리는 노래, 빛을 존재케하는 그림자

처음 읽었을 때의 생각과 감정이 그대로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떠올랐다

감동적이다. 소설 자체보다도, 이렇게 좋아했던 책을 다시 찾았음에도 변하지 않은 이야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

르 귄의 sf를 다시 읽었을 때에는 느끼지 못한 감동이다

아마 내가 르 귄을 어스시로 처음 접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스시의 분위기 덕분인지도 모르고

어쨌든

의식하고 보니 지브리에 영향을 많이 줬다는 이야기는 사실인 듯 싶다

나우시카부터 등장하는 조그만 펫

이름에 의한 마법

주인공과 제작자의 성별 역전 까지도

확실히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스시를 위한 건덕지를 남겨두지 않았다. 모두 자기 이야기에 써버렸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주면 딱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