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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다 읽어서 간단하게나마 감상을 써보려고 함..읽은 이유는 내가 헤로도토스 역사를 읽은 것과 마찬가지로 비극에 대한 배경지식을 얻기 위해서였고 재밌게 읽었음

읽으면서 개별사건 하나하나를 외우면서 읽을 필요는 딱히 못 느껴서 막히는 일 없이 읽었고 그중 가장 나에게 큰 인상을 줬던 책에서 언급된 사건들은 다음과 같음

1. 케르퀴라 파쟁
그냥 읽으면서 그 끔찍함이 여과없이 느껴졌음. H국의 A파는 강대국 C를 부르고, B파는 강대국 D를 부르는 모습은 현대사회에서도 흔히 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며, 감옥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건에 맞아 죽거나 목매달아 죽었다는 게 정말 끔찍했다..

2. 멜로스 섬 학살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아 여인들은 상상 이상으로 위대한 작품이었다는 것을 다시금 느낌…나중에 다시 읽어봐야지

3. 시켈리아 재앙
아테나이의 오만의 극한을 보여준 그 끔찍한 절정. 초기에 보여주는 민회의 모습 또한 현대의 민주주의 체계의 어두운 면을 비추어주고, 아테나이 병사들이 후퇴하다가 강가에서 문자 그대로 도륙당하는 장면은 텍스트상으로도 구역질이 느껴지더라..거기에 더해 지금 군대에 있는 나로써는 어느날 대한민국 육군 두개 군단이 제주도 정벌하러 갔다가 걍 증발해버렸다 상상해보니 그 끔찍함이 더욱 실감됐음

나는 원래 이 책을 읽기 전에 전쟁에서 진 아테나이에 좀 동정적인 측면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180도 바뀌었음. 아테나이는 진짜 자기들이 비극에 써내리던 빌런의 모습처럼 몰락했더라. 섬나라도 아니면서 섬나라처럼 행세하고, 펠로폰네소스인들은 절대 해군에서 자기들을 못 이긴다고 떵떵거리는 아테나이인들의 모습에서 페르시아 전쟁에서 대군을 이끌고 헬라스로 진격하던 크세르크세스의 모습이 겹쳐보인 건 나뿐이었을까..

놀랍게도 제목에 쓴 ‘익절은 언제나 옳다’
라는 구절이 내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으며 느낀 점임.
다르게 말하자면 ‘크게 욕심 부리지 말자’가 맞으려나…
좀 하찮은 이야기지만 나는 농담이 아니고 저번에 주식 익절 안하고 욕심 부리다가 피눈물 흘리면서 손절한 내 모습에서 퓔로스 섬 전투에서 후딱 평화협정 안하고 욕심부리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아테나이인의 모습이 보였음.

갈 때도 참 비극적이게, 예술로 가는 게 참 아테나이답다고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