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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에 글이나 유튜브로 우주, 시간이 주제인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중에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도서관에 같은 저자의 여러 책이 있었는데 내가 관심을 가진 주제를 다룬 4권을 빌리고 순서대로 읽기로 했다. 첫 번째가 이 책이다.

  과학에 관심이 많고 재밌어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책을 잘 읽을 수 있었다. 책 분량이 많지 않고 종이 자체 크기도 작은 게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생명과학을 배운 사람이라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기초적인 물리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정도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쉽고 친절하게 잘 설명해 줘서 하루 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현생 사느라 책 한 권을 오롯이 읽는 게 오랜만이어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기분이 되게 좋았다.
일반상대성이론이랑 양자역학이 설명하는 물질과 우주를 설명하고 난 후에 둘을 결합하려는 시도로 만들어진 '루프양자중력이론'을 설명했는데 이 부분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책을 읽을 때 어려웠을 것 같았다. 문장을 여러 번 다시 읽으면서 충분히 생각해 보고 받아들였음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새로운 생각과 통찰을 궁금해하고,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사고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좋은 책이었다. 현대물리학과 우주, 물질, 시간의 관계를 알고 싶고, 과학자가 던져주는 호기심 가득한 재밌는 질문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책 이전에는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랑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일부)을 읽었는데 과학자들이 사고하는 방식, 과학적 원리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아직 몇 권 못 읽어보긴 했지만, 과학자들이 쓴 책에서 마지막 장쯤에 감성적이고 인문학적, 철학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책의 내용 중에 물리학자의 현실적이고 차가워보이는 말이 담긴 인용문이 있는데 유능한 과학자 중에는 인문학적 소양이 돋보이는 사람들이 꽤나 있고 그 두 분야가 합쳐졌을 때 시너지가 폭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을 순서대로 읽을 계획인데 우려되는 점이 몇 가지 있긴하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후기에 번역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해서 걱정되고, 책들이 장을 모은 느낌에다가 출판 간격이 길지 않아서 비슷한 얘기들을 반복하게 될 수도 있겠다고 예측했대. 그래도 오랜만에 책에 깊이 빠져든 경험은 오랜만이라 나머지 책들도 재밌게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기대가 된다.

  감상문을 쓰는 것도 오랜만이여서 맞춤법 지키가며 비문이 안 되도록 하는 것도, 감상을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는 것도 어렵다. 책을 더 읽어나가면서 길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