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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말을 하면 이 책의 내용이 완전히 와닿지는 않았다. 나는 현실보다는 온라인의, 아날로그보다는 디지털의 실재를 더 믿는 사람이고, 아날로그로의 회귀가 전적으로 적당히 부유한 힙스터의 몫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LP붐이나 카페형 서점/동네서점의 창궐 등을 볼 때면 한철 장사라는 것 외에는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여전히 그런 음악이나 책에 별로 관심이 없으니까. (이 유한계급 취향론은 솔직히 너무 진지하게 붙들고 있어선 안 될 문제다) 하지만 그 외에 공감하는 구석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 내 선호와는 별개로 아날로그 매체와 물품은 여전히, 디지털 매체보다 훨씬 뛰어날 때가 많다. 기술 혁신이라는 슬로건은 실제 세부사항에서의 문제로부터 능숙히 관심을 돌리곤 했으며, 지금 인공지능 사업이 그렇듯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마법처럼 해결할 수 있듯 뭔가를 보여주었다가, 다시 고전적인 길로 돌아오게 만들곤 한다. (책에서도 이미 디지털이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젊은 세대가 아날로그로 돌아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종이의 물성과 엮인 여러 문제가 있다. 종이 책 대신 전자 책, 종이 문서 대신 전자 문서, 종이 노트 대신 태블릿 등 종이로 만들어진 매체를 대체하겠다고 나선 여러 시도가 있었고, 얼핏 보기에 이는 꽤나 성공적인 듯하다. 전자 책의 책 시장 점유율은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되었고 많은 상거래가 전자 문서로 대체되었으며 대학가에서 필기를 위해 아이패드를 꺼내는 사람은 이제 별종이 아니다. 그러나 이 대체재가 과연 얼마나 뛰어난지는 의문이다. 나는 킨들을 통해 여러 전자 책을 읽어봤지만, 솔직히 전자 책으로 단순 재미 이상의 책을 읽기는 힘들다고 느낀다. 집중도 어려울 뿐더러-그나마 휴대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기기에서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집중되지만-내용이 조금만 복잡해져도 이해하기가 힘들다. 같은 문서를 종이로 인쇄해서 읽다가 펜으로 끄적이는 게 마찬가지로 훨씬 더 능률이 높았다. 적고 있던 수식이나 내용을 쉽게 복사해서 다시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아이패드를 자주 사용했지만, 그게 과연 문제 해결에 정말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 (별개로 아이패드로 뉴요커, 조선일보 등의 잡지 및 신문을 몇 가지 읽고 있기는 했지만, 좀 질린다)
비슷한 위치에서 디지털의 허구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 플랫폼 사업이기도 할 테다. 유명한 디지털 기업이 상당히 적자를 많이 본다는 이야기는 이미 꽤나 유명한데, 이미 성공한 구글과 아직은 시도 중에 있는 아마존의 전략이 보여주듯 디지털 기업의 수익은 본격적으로 준-독점 상태에 들어섰을 때에야 비로소 나온다. 공짜로 대부분을 접할 수 있는 접근성과 달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비용-예를 들어, 디지털과 현실을 이어주는 실질적인 연결고리인 배송-은 계속 누적되며, 이 출혈을 다른 오프라인 기업에 비해 훨씬 오래 버티며 계속해서 투자를 받다가, 마침내 일인자가 되면 그때부터 빠르게 이용자 부담을 늘리는 식이다. <아날로그의 반격>에서는 이런 문제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이 현실적으로 수익을 올린다는 점을 지목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키오스크와 자동판매대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부담을 안겨주는 것 이상으로 매장의 원활한 흐름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그게 좀 더 돈이 되니 하는 일이겠지만, 정말로 그 절감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궁금하다)
가장 끔찍한 문제는 역시 교육에서의 디지털 혁명일 테다. 컴퓨터나 태블릿, 스마1트폰 등의 매체를 통해서 더 나은 교육을 하고 디지털 문맹률을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반만 성공했다. 후자는 거진 개선되어 우리가 알다시피 아기조차 스마2트폰으로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수학 및 언어 능력에서 교육 능률은 오히려 떨어졌다. 컴퓨터 접근성을 높이는 것 자체로 학업 능률이 떨어진다는-컴퓨터에 매우 익숙한 나조차도 아주 당연하게 동의하는-매우 당연한 결과도 눈에 띈다. (게다가 이 교육을 통해 가르친 디지털 능력조차 이제는 다소 무색한 편인데, 인공지능은 현재 다른 많은 문제에서 역경을 겪는 데에 반해 비전공자가 적당히 할 수 있을 만한 단순한 코딩 복제에 매우 능숙하다) 그나마 원래도 교육 능력이 떨어지는 걸로 유명한 미국에서만의 문제였다면 낫겠지만, 이 트렌드가 여러 해외 개발도상국에 전자기기를 교육용으로 보급하겠다는 쪽으로 나아갔던 것도 문제다. 당연하게도 이 투자는 역효과만을 낳았다.
그 밖에도 여러 사례가 아날로그의 저력-굳이 디지털로 대체하려고 하는 게 손해만 내는-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아날로그의 복귀를 그저 긍정적인 눈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최근의 여러 아날로그 시장은, 편견 가득한 시선으로 종합해보자면, 허세를 파는 시장에 가깝다. LP판, 노트, 아날로그 필름, 보드게임, 그 밖의 여러 '회귀한 아날로그' 제품은 불필요하게 비싸며, 그 비쌈 자체를 과시하는 경향이 높다. 이 책에서 드는 예시 중 하나로 애플 스토어가 등장한 게 딱히 이상하지는 않을 테다. 허세를 파는 시장은 꽤나 돈이 되고, 작중 출판 종사자의 한 마디가 이를 꽤나 잘 요약하고 있다. "요즘에는 최고의 독자들만 책을 사고 읽어요. (...)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많이 교육받은 소비자들, 리테일에서 가장 탐내는 소비자들 말이에요. 그들은 황금처럼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책은 소비 피라미드의 정점이에요!" 좀 더 정확하게는,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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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작가 올리버색스햄이 우습냐
제목에 무슨 반격 붙은 건 다 이런 식임
태블릿 배급이 보편화되었지만 아이들의 교육수준은 저하되었으니....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근데 이름이 야스라니.... ㅗㅜ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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