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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꿈은 중요한 주제로 등장한다. 꿈이란 소재는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서 루쉰의 <외침>의 제사에서 나타나는 “쇠로 만든 방” 이야기가 떠올랐는데, <해가 죽던 날>에서도 꿈은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된다:

“가령 말일세, 쇠로 만든 방이 하나 있다고 하세. 창문이라고 없고 절대 부술 수도 없어. 그 안엔 수많은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어. 머지않아 숨이 막혀 죽겠지. 하나 혼수상태에서 죽는 것이니 죽음의 비애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거야. 그런데 지금 자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의식이 불어있는 몇몇이라도 깨운다고 하세. 그러면 이 불행한 몇몇에게 가망 없는 임종의 고통을 주는 게 되는데, 자네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겠나?”

“그래도 기왕 몇몇이라도 깨어났다면 철방을 부술 희망이 절대 없다고 할 수야 없겠지.”


이 책은 가오톈 마을 사람들이 6월 6일 오후부터 다음날까지 꿈속을 헤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초기의 몽유 상태에서는 들판에서 수확을 하거나 자살을 하는 등 큰 문제가 아닌 개인적인 수준에 머물지만, 몽유가 전염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집단적으로 꿈을 꾸기 시작한다. 다른 마을에서 몽유하는 사람들을 약탈하기 위해 쳐들어오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이 이들을 막기 위해 싸우기도 한다. 몽유하는 사람들은 두 편으로 나뉘기도 하는데, 한쪽은 노란 두건을 쓰고 과거의 명나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치고, 다른 한쪽은 공산주의 이상을 실현하자고 주장한다. 한쪽은 이상화된 과거를, 다른 한쪽은 희망찬 미래를 말하지만 그들의 대립은 마을을 한층 더 혼란에 빠뜨린다.


이야기 속 시간 감각은 비현실적이다. 첫 장면이 시작되는 오후는 6월 6일이지만, 다음날 아침 뉴스에서는 날짜가 7월 1일로 나온다. 이날은 새벽이 되어도 해가 뜨지 않는다. 뉴스에서는 하루 종일 해도, 비도, 바람도 없이 검은 구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한다. 이날은 리톈바오가 해를 밝히는 날로, 내가 알기로는 공산당 창당 기념일이기도 하다. 작중 배경을 알 수 없기에 억지로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겠지만 꿈이라는 소재 또한 중국몽을 연상시킨다.


옌롄커는 <딩씨 마을의 꿈>에서 “현실을 쓴 것인 동시에 꿈을 쓴 것이고, 어둠을 쓴 것인 동시에 빛을 쓴 것이며, 환멸을 쓴 것인 동시에 여명을 쓴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해가 죽던 날> 또한 마찬가지로 중국의 경제적 발전의 빛 이면에 있는 그림자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옌롄커의 다른 소설들인 <레닌의 키스>, <일광유년>, <딩씨 마을의 꿈> 또한 모두 소외되고 짖밟히는 사람들에 대해 조명하고 있듯이. 그러면서 동시에 어둠과 뗄 수 없는 빛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둠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통해서 사람들이 어둠을 인식하고 피해갈 수 있도록 하고, 꿈에서 깨어나도록 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미래, 어둠과 빛 등의 대조를 통해서 인간 조건을 드러내고 아주 깊은 감동을 주게 된다


절 대 옌 롄 커 해

강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