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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안정된 상태다. 잘못된 하강나선으로 한번 빠지고 나면 뇌는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시 궤도로 올라오는데 힘이 든다. 이 악순환을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공감이 되었다. 코로나 때 큰 시험을 준비할 때, 공부 범위는 정말 넓었고 내가 공부하는 부분과 문제풀이 실력은 도달해야 할 곳과 큰 차이가 있었다. 공부는 원하는 대로 안되고 시험과의 거리는 몇 년을 해도 도달하지 못할 것처럼 느껴졌다.
원하는 대로 일이 안되기 시작하자 집에 박혀서 공부하기 시작했고 결국 공부도 안하고 놀면서 만화만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낮밤이 바뀌었고, 다음엔 사소한 일로도 집 밖을 안 나가기 시작했다. 뭘 해도 재미없었고 스스로에게 매일 혐오감을 느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사실 상황을 바꾸기 싫었던 것 같다.
시험을 조지고 나서 한가지 변화로 이 생활을 청산할 수 있었는데 바로 군대였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 중에 하나인 환경의 변화이다. 강제로 정상적인 패턴으로 돌려놓고 나니 다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 공부도 손에 안잡혀 책만 계속 읽다가 해가 바뀌고 나서야 조금씩 다른 공부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수면과 운동, 사회적 관계,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들이다. 그 구덩텅이를 한번 의식하고 나서는 조금만 정체되는 느낌을 받아도 다시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무서웠다. 그것이 내가 달리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운동을 하고 나면 작은 성취감을 주고 몸을 재설정하게 해주었다. 나는 의식적으로 수면, 운동, 사회적 관계(대화) 이 세가지를 지키려고 했는데 이 책에서 그것들은 과학적으로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기쁘면서도 다행이었다.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 뇌의 구조와 과학적인 용어로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잘되고 설득력이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결국 인간의 장점과 한계가 뚜렷해서 그것을 잘 보완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책 내용을 요약하면 일단 뭐라도 하면서 무언가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그리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것이었다. 당연한 말이었지만 거기에 진리가 있었다. 또한 이 책은 좋은 자구책들에 불과하고 심할 때는 약과 의사의 상담이 최고라는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책에서 유일하게 문학적인 부분은 카뮈가 한 말을 인용한 부분이었는데 참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이 깊은 겨울의 한가운데서, 나는 아무도 무너뜨릴 수 없는 여름이 내 안에 살아 있음을 깨달았다.”
우울증에는 달리기가 최고인 것 같음. ㅎ - dc App
좋네요. 혹시 불안도도 높다면, [불안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도 추천함. 안 좋을 땐, 시도해볼 방법이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금 희망을 가지게 되니까. - dc App
군대는 소용 없었는데 약은 소용 잇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