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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처음 이 책을 펼치며 결심했던 것은 ‘분석하며 읽어야지’ 였다.
이제 이 책을 덮으며 생각하는 것은 ‘그럴 필요가 없다’ 이다.
이 책은 문학적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논픽션에 가까운 팩션이기 때문이다. 그 목표가 ‘사실에 기반한 문학적 고발’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문학적 고발의 예를 들자면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를 들 수 있겠다)
익히들 알겠지만, 이 책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중심으로 엮어낸 서사가 주된 이야기다. 그 사건은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사실 운동보다는 학살에 가깝다.
때문에 이 책 또한 그 사건을 겪거나, 관계가 있는 주인공을 화자로 하여 쓰였다.
총 6명(+1명)의 화자는 이러하다.
1부 ‘너’ : 2인칭 단수
2부 ‘나’ : 1인칭 단수
3부 ‘그녀’ : 3인칭 단수
4부 ‘저’ : 1인칭 단수
5부 ‘당신’ : 2인칭 단수
6부 ‘나’
(7부) 나 : 1인칭 단수
이렇게 써놓은 것은 작가의 문학적 장치로 추정할 수 있겠다.
1부의 주인공인 ‘너’는 단순히 1부의 주인공 뿐만이 아니다.
2부에서 6부에 이르는 모든 화자(5부 제외)가 ‘너’라고 부르는 대상은 오로지 1부의 주인공뿐이다.
그리고 이 1부의 주인공은 소년이며, 광주 학살의 희생자다.
‘너’는 ‘너’라고 불러줄 사람이 있어서야 비로소 ‘너’가 될 수 있다. 이를 엄밀하게 말하면, 2인칭은 1인칭을 전제한다.
따라서 1부의 화자를 ‘너’라고 불러주는, 2부에서 6부에 이르는 모든 화자가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 학살의 희생자를, 희생을 피한 이들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1부의 주인공을 ‘너’로 지칭함으로서, 작가는 또다른 ‘너’인 독자를 광주 학살의 중심으로 불러낸다.
독자는, ‘너’ 그리고 ‘당신’으로 지칭되면서 소설 속에서 광주의 희생자이며, 끔찍한 고문의 희생자가 된다. 고문당하며, 살해된다.
이를 통해서 독자는 역사 속 고통의 현장을 오롯이 견뎌내게* 된다.
*그 끔찍한 삽화들을 잘 엮어놓았기에, 이 소설은 독서의 대상이 아니라 읽어 ‘내는’ 대상이 된다. 이 책을 읽는다는 행위, 그 자체가 고통이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희생자인 ‘너’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그를 기억하는 유가족.친지인 ‘나’의 이야기로 뻗어나가, 끝내 이 책을 읽어내린 독자- 당신의 이야기로 끝맺는다.
...나는 문학이 위로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위로를 해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또한 나는 문학의 장점이 서사와 환상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점에서 실제로 있었던 삽화를, 어떠한 문학적 장치로 잘 엮어냈다는 사실로만은.
서사보다는 고발에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로만은, 만족할 수 없었다.
글 잘 쓰네 나도 글 잘 쓰고 싶다
그렇게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