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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여러개와 짤막한 어스시 설정 개관이 있는 책이다

그럭저럭 재밌었다

그렇게까진 재밌지 않았다는 말이다

어스시는 처음부터 남자들의 이야기였다

남자만이 마법이라는 힘과 권력이라는 힘에 접근할 수 있었고

여자들은 마법을 부리더라도 정규 체계 바깥을 맴도는 마녀로서 남았고, 권력이 주어지더라도 허수아비거나 스스로 고사했다

생각해보면, 르 귄이 만든 이야기치고 이상하다

5권을 읽은 시점에서 앞의 이야기들을 돌아보면

이야기를 정상화하려는 르 귄의 시도가 엿보인다

갇혀있는 무력한 무녀와 그녀에게 자유를 주는 마법사라는 구도, 그들의 입장 역전과 이해와 합일, 그것을 상징하는 고리라는 아이템 등을 봤을 때, 이 정상화는 오히려 2권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3권에서는 이 세계의 뒤틀림이 결국 터져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는 문제없고 재미있으나

어쨌든 로크나 용과 관련된 디테일한 설정은 나중에 추가된 것이 맞다고 본다. 이렇게 전개할 어떤 뿌리? 씨앗? 과 같은 것은 분명히 처음부터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약간 자기 합리화 같은? 그런 게 좀 보인다. '아 원래 이렇게 할려고 했다니까'

어쨌든

아니에브나 이리안과 같은 강렬한 캐릭터들이 마음에 남았다

특히 아니에브는 분량도 엄청나게 적은데 대단히 인상 깊은 캐릭터였다. 연약하면서도 부러지지 않는 힘.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