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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3장
11 그들의 아버지 이스라엘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러할진대 이렇게 하라 너희는 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그릇에 담아가지고 내려가서 그 사람에게 예물로 드릴지니 곧 유향 조금과 꿀 조금과 향품과 몰약과 유향나무 열매와 감복숭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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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의 아들들이 이집트에서 가져온 곡식은 금방 바닥납니다. 총리 요셉이 볼모로 잡아둔 시므온의 석방 조건으로 막내 베냐민을 데려올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야곱과 아들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집니다. 결국 유다의 간곡한 설득으로 베냐민도 이집트로 동행합니다. 형제들을 다시 만난 요셉은 이미 청지기를 통해, 자신이 전에 곡식 자루에 몰래 넣어둔 돈을 그들이 정직하게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로써 형들의 형제애나 도덕성 시험은 거의 끝나갑니다. 형제들은 요셉의 집으로 초대되고, 요셉은 아직 정체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화 중 감정이 복받쳐 몰래 울고, 동생 베냐민에겐 음식을 다섯 배나 더 많이 주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요셉 앞에서도 자신들을 '가축을 기르는 자'라고 소개할 만큼, 황야에서 목축만 해온 야곱 가문이 살던 지역이 왜 나일의 수위 하락으로 인한 이집트의 가뭄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혈족 집단일 뿐인 그들에게 어떻게 대륙 차원의 인플레이션을 이기고 가문 모두가 먹을 곡식을 두 차례나 살 정도로 많은 '돈(히브리어 원어로는 'kesef'(כסף), 즉 은이나 구리 등 당대 화폐로 쓰인 귀금속)'을 가졌던 것인지, 평시의 야곱 가문이 이방인에게 가축을 팔아 '돈'을 축적할 만한 교역으로 많은 곡식을 샀었다면 왜 나일과 상관 없는 요단과 야르묵 강 등을 활용해 농사를 지었을 인근 민족에게 곡식을 사지 않았던 것인지 등 수많은 의혹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 사실보단 '종교와 민족적 진실'을 전하기 위해 꾸며진 이야기이고, 자세히 살펴보면 의외의 박물학적 사실도 들어있습니다.  

야곱과 형제들 입장에서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이집트의 총리를 달래기 위해 준비한 예물 목록이 바로 그것입니다. 유향과 꿀, 몰약, 유향나무 열매와 감복숭아.

유향과 몰약은 건조지역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감람나무과' 나무(사진 첨부)들의 수액을 정제해 만든 약재이자 향료이고, 유향나무 열매와 감복숭아는 재밌게도 현대인에게도 익숙한 피스타치오와 아몬드입니다. 

아기 예수께 바쳐진 동방박사의 예물 등 성경 곳곳에 등장하는 유향과 몰약은 향균, 방부 효과와 독특한 향으로 가나안 뿐 아니라 이집트의 미이라 제작에도 쓰인 고급 악용 수지이고, 견과류 역시 높은 단백질과 지방, 기타 유용한 무기질을 함유했으니 당대의 가치는 더 높았을 것입니다. 

식물학자들은 건조 기후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수액이 약용적 성분이 많도록 진화한 것은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였다고 설명합니다. 그들에겐 작은 상처가 나도 새 조직을 빠르게 재생시킬 여력도, 수분 손실을 쉽게 보충할 방법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환경을 이겨내고 생존한 유대인들의 정신 속에도 저 특이한 약용 수지와 물기 없으나 기름진 건과류들처럼 쉽게 부패되지 않고 되려 부패한 것들을 이기는 유익한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막의 어떤 생명체들은 출애굽기 속 불뱀과 전갈처럼 맹독을 품길 택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