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주장을 하고서도,
신령의 행위는 믿지만 신령의 존재나 가치를 세간의 상식에서 다소 훼손하고 의심하는 듯한 소크라테스의 태도에 대해, 상식과 전통과 질서를 유지하는 선에서 여전히 소크라테스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주장을 할 수 있음.

어떤 사람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 사람이 겉으로는 이성적인 주장을 하는 듯 보여도,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는거고, 따라서 소크라테스 스스로는 자신이 신령의 행위를 믿는 것에서, 당연히 신령의 존재도 어느정도 수용하는 '제정신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여전히 밀레토스는 소크라테스가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지.

그러면 이제 제 3자든 누가 와서 어느쪽이 더 제정신인 것 같은지, 아니면 제정신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상대적인 개념에 불과한건지, 아니면 소크라테스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건지, 밀레토스가 제정신이 아니었던 건지.

그런데 이 시대에 신령같은게 그냥 사회 통념마냥 의심받지 않는 사항으로 수용됐을 상황에, 이것 자체에 까지 굳이 딴지를 거는 소크라테스가 호기롭게는 보여도 개인의 온존의 차원에서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단 말이지.

도대체가 무슨 신적인 것, 또는 완강하게 무신론적인 것, 둘 중에 사람이 어떤 관점을 강렬히 수용하고 살든지 말든지 간에 사실 알 바가 아님. 왜냐면 두 태도 다 쌍방의 태도와 입장을 전혀 생각해보지 못하게 하는 자기 자신한테 손해일 뿐인 결과를 낳기 때문인데.

그런데 이렇게까지 생각하고만 넘어갈 사항이지, 이걸 굳이? 굳이 시비를 걸고 다녀서 기소당해서 이러저러 자기 철학관에 근거한 변론을 해야하는 소크라테스의 상황 자체가 문학적으로 느껴지고...

결론을 내보면, 이런거 강력하게 시비걸어서 기소당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이거 긁혔다고 기소해서 사람 죽이는 사람이나 그냥 뭐 둘 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