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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다
어스시 인들이 죽으면 가는 메마른 땅
그 곳은 천년의 사랑도 죽는 곳,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이다. 죽은 것 같은 잿빛 풀떼기 몇 개 말고는, 인간 외에 어떠한 다른 생물도 보이지 않는 곳이다
2권에서 아르하는 어스시 인들을 저주받을 요술쟁이라 불렀다. 자신들은 영원히 환생하여 불멸하지만, 저들은 그러지 못한다고
정말 그랬다. 메마른 땅은 일종의 연옥이다. 이름과 마법을 얻은 대가로 어스시 인들은 죽은 후에 메마른 땅에서 영원히 고통받아야 한다
인간과 용은 원래 하나였다. 용은 자유를, 인간은 소유를 찾아 서로 나뉘어 용은 서쪽에, 인간은 동쪽에 살게 되었다. 마법은 원래 용의 것이었다는 말처럼,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간은 마법도 원했다. 그래서 용이 나중에 가게 되어있는 땅을 빼앗아 차지하고 그 힘으로 마법을 부렸다. 그 땅이 메마른 땅이다
그리고 인간은 더 원했다. 육신의 불멸을 원했다. 메마른 땅의 죽은 자들을 이 곳으로 불러오길 원했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용은 오래된 배신을 기억해냈다
이렇게 봤을 때, 내가 헤인 연대기에서 읽어낸 기독교적 원죄에 기반한 세계관과 비슷해졌다
역시 인류의 적 싱은 용과 비슷한 종족일 것이다. 용은 진정한 언어로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싱 또한 마음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으니까. 싱과 인류는 하나였던 거지
이야기는 약간은 갑작스럽게 끝난다. 3권의 라스트와 비슷한 느낌.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도 3권과 많이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나 게드와 아렌의 이야기가 고독하고 처량한, 멸망 직전의 황량한 세계를 희망 없이 정처 없이 떠도는 방랑자의 이야기였다면
테하누와 레반넨, 이리안과 조형사의 이야기는 분노 속에서도 희망을 놓치지 않고, 배신과 기만의 결과물 아래 더불어 고통받는 서로의 자손들이 하나 되어 재앙에 맞서는, 가볍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화기애애한 이야기였다
카르그의 고왕녀가 나타내는 바 또한 노골적일 정도로 선명했고...
우리 세계의 또 다른 바람은 어떻게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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