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그들은 어둠 속으로 나아갔다. 달빛에 하얗게 표백된 황무지가 서늘하게 펼쳐져 있고, 달이 머리 위쪽 원 안에 들어앉아 있었다. 그 원에는 나름 차가운 잿빛과 진주 같은 바다를 품은 가짜 달 또한 자리했다. 그들은 옛 강의 흔적이 남아 있는 마른 제방의 나지막한 기슭에서 밤을 보낸다. 모닥불을 지피고서 묵묵히 둘러앉았다. 개의 눈도, 저능아의 눈도, 다른 모든 이의 눈도 붉게 타올라 고개를 틀 때마다 머릿속에서 석탄이 불타는 듯했다. 바람에 불꽃이 톱질하고, 잿불이 창백해졌다 진해지고 창백해졌다 진해져 마치 창자를 뽑아낸 생명체의 심장 박동 같았다. 그들은 그 안에 자신의 일부가 들어 있는 양, 마치 그 일부 없이는 열등해지다 못해 고향에서 추방당하기라도 하는 양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하나의 불은 모든 불이었고, 최초의 불과 마지막 불은 영원히 타오를 터였다. (후략)
(전략) 말은 낯선 땅에 퉁명하게 발을 디뎠고, 둥근 지구는 말발굽 아래에서 조용히 구르며 거대한 우주를 빙빙 돌았다. 그 일대의 중성적 금욕 속에서 모든 현상은 기묘한 균질성을 상속 받았고, 거미든 돌이든 풀이든 그 어느 것도 우선권을 주장할 수 없었다. 이러한 명징함으로 인해 그네들의 친숙함은 사라졌고, 명암에 아무 차이도 없어 눈은 그 모두를 하나의 풍경으로 혹은 부분으로 인식했다. 이러한 시각적 민주주의로 인해 선호라는 것은 일시적일 뿐이며, 사람과 바위가 뜻밖의 혈연으로 이어졌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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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이 책이 반지의 제왕이자 설국이다
문장 하나하나가 강력한 주술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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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밖에 안읽어봤는데 읽어볼까
더 로드보다 주제는 더 모호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문장은 진짜 아름다운 거 같음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