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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차갑다
글쓴이는 적자 생존이라는 말이 원래는 종의 기원에 등장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적자 생존이라는 말을 왜곡해서 이기적으로 사는 것을 옹호하는 논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면서 이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자연선택이라는 단어가 자연이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처럼 느껴져 개정판에서는 적자 생존이라는 말을 대체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인데 이것이 자연을 피도 눈물도 없는 곳처럼 묘사한다고 한다. 실제로 계산적인 행동을 할 때 종의 기원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예시로 들면서 행동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지금까지의 역사를 훑어보면 오히려 다정한 것이 종족 번식과 유전자 보존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단어는 자기가축화인데, 이것은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위해 적응, 진화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개가 있다. 야생에서 살다가 인간과의 교감을 가진 늑대가 후손을 남기면서 생존에 필요했던 습성, 이빨이 무뎌지는 자기 가축화가 일어나 개가 되었다. 인간의 주위를 맴돌며 눈치를 보며 먹이를 얻어먹는 다정한 유전자가 야생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가장 많은 개체 수를 남기게 된 것이다. 나아가 사람들 또한 자기가축화를 거치면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사례에서는 인간이 자기가축화를 통해서 본인의 테두리 밖 사람들에겐 누구보다도 냉혹해질 수도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비인간화라고 표현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두 가지의 해결방법을 들었는데 조기 교육과 접촉이 중요하다고 한다.
한편, 이 책에서 품종견이나 혈통견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예시를 들면서 품종과 관계없이 모든 개가 동등한 삶의 질을 누리도록 할 필요는 없다는 진술을 동의한 사람이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비인간화하는 성향이 높다고 말한 부분이 있었다. 글쓴이의 의도는 알겠지만 인간이 굳이 잘 안 따르는 늑대가 아니라 더 다정한 늑대에게 먹이를 준 것처럼 외견이 귀엽고 우수한 개를 선호하는 취향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은 조금은 지나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 계산적이고 실리적으로 사는 사람이 합리적이고 다정한 사람이 손해를 보며 사는 것 같아 보여도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점에서 다정함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이기적으로 사는 것이 자연에서 따온 논리라면 같은 이유로 타인에게 다정하게 대하는 것 또한 이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 조금 우습지만 이 책을 보면서 적자생존에서 적자가 적절한 자 (fittest)인줄 처음 알게 되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Survival of the fittest가 아니라 (다정한 자) friendlist라고 말한다. 서문에서 최재천 교수님이 말한 것처럼 fittest가 아니라 fitter를 사용했다면 지금 자연에 대한 거친 이미지가 조금은 부드럽지 않았을까 싶다.
저 비인간화라는 현상이 그거구만. 자기 가족만 챙기고 남들한테 진상떠는 아저씨 아줌마들. 설득력 있는듯
네 그것 때문에 책에서 유대인 학살 같은 큰 사건도 예시로 들고 있고 작은 예시로는 ㅇㅇ님이 말씀하신 예시도 있죠.
후기 잘 읽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