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 쿄카를 읽게 된 이유가 특정 작가(미시마 유키오)의 극찬이란 점에서 실로 불성실한 독서의 동기라고 생각했는데, 적어도 초롱불 노래를 다 읽은 다음에는 그 그림자와는 별개로 좋은 작가였음을 느꼈다는 점에선 매우 좋은 일인듯.
이즈미 쿄카는 일본적인 소재를 유려한 일본어를 통해 잘 풀어낸 것으로 유명한데, 고야산 스님에서는 일본의 그 기담스러운 소재가, 초롱불 노래에서는 일본 전통 무1용과 노에 대한 소재가 중심으로 사용된단 점에서 둘 모두 참 일본스럽긴 합니다.
고야산 스님의 경우 구술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실로 민담, 괴담, 기담스러운 방식의 이야기로, 실제 내용도 외부와의 접촉이 없는 깊은 산에서의 괴기스러운 체험의 이야기. 최근에 읽었던 엠브리오 기담 시리즈가 떠올랐는데, 이런 익숙한 일본적인 기담 이야기라 생각했을 때 상당히 익숙한 글이 아닐까 싶고...
초롱불 스님의 경우는 더 심화된 일본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는데, 18세기의 여행기를 기반으로 하면서 여행을 하는 예능인들과, 떠돌이 악사 2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며 마지막에 합쳐지는 구조. 이야기의 특징으로는 그 끝이 매우 극적으로 연출되며 앞에서 쌓아온 이야기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클라이맥스가 된다는 점인데, 이 부분에서의 극적 요소가 실로 강력하기에 상당히 인상깊었단 점. 소재 자체는 분명 동시대의 작가들처럼 모던하지 않을지언정 구성과 극적 요소를 세련되게 연출했단 점에서 훌륭한 글이 아닌가 싶음...지금 막 다 읽은지라 여운이 남아서 좀 더 좋게 보는걸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글이었다고 생각.
일본어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번역문에서도 느낄 수 있는 시나 노랫말 같은 서술과 묘사의 유려함은 상당히 느낄 수는 있었고, 충분히 예쁜 글이라 생각하는데, 역시 이런부분에서는 봄눈이 정말 강렬한 인상을 주기도 했단 점, 원문만이 줄 수 있는 것이 있기에 못 느낀 것이 있을거란 생각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을 느낌.
두 개의 글이 성격이 상당히 이질적인듯 하면서도 근본적으론 그 일본스러움을 기저에 깔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듯...다만 완성도론 역시 초롱불 노래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취향적으로도 참 좋은 글이었음.
무1용은 왜 금지어지...
뭔가가 쓸모없음에 대한 긴 논쟁들이 있어서
이즈미쿄카전집같은거좀나왔으면좋겠 네
환상문학쪽 몇개만 조각조각 나온게 전부인게 좀 아쉬운듯
이즈미 쿄카 관심 있는 작가라 리뷰 잘 읽엇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