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비밀의 열기를 뿜는다.
새 소리가 허공에서 시든다.
흰 하늘이 가만히 물러나고
몸 저린 잎잎이 뒤척인다.
갈증난 푸르름이 점점 커진다.
마침내 초록의 무서운 공황이 쏟아진다.
모든 것은 끝나리라.
시간은 멈추리라.
공중에서 불타는 초록의 비웃음.

땅 밑으로 밑으로 수액이 빨려들어간다.
빈사의 공간이 너울거린다.
태양이 영원히 정지한다.
세상엔 귀신 같은 푸르름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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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시집을 읽었는데 한자도 많고 내 감성으론 아직 읽을 때가 아니었나보다ㅠ

그래도 그 중에 유일하게 이 시만은 확 다가왔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