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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냄새가 물씬 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건 뒤의 해제를 읽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데, 소설을 30%만 읽어도 진짜 배에 안 타봤으면 못 했을 이야기들이 굉장히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배의 조종방법이나 뱃사람들의 노동방식, 일의 노하우가 상세히 적혀있다. 그래서 이 책만 읽고 항해를 시작해도 절반은 해낼 수 있을 듯한 느낌 또한 든다. 묘사가 그 정도로 리얼하다.
그리고 고래백과 같은 걸 통째로 베껴와서 적어놓은 수많은 고래이야기들을 읽으면 자연스레 고래에 대해 관심이 갈 수 밖에 없고 일종의 서사를 더해주게된다. 이건 마치 맞서 싸우는 악당에게 서사를 부여해서 그 전투를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슈마엘의 머릿속 생각도 일종의 서사로 작동하는데, 이 서사는 독자 개개인에게 와 닿는 점이 있을 것 같다. 고전이 고전으로 꼽히기 위해서는 시간이 수없이 흐른 뒤의 현재에도 유효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들 한다. 모비딕이 그렇다. 이 책이 워낙 방대하고 두꺼워서 1회독밖에 하지 않은 나는 핵심관통주제는 이거다라고 말은 못하겠다. 해제를 읽어보면 신화적인 해석, 철학적인 해석, 개인 심리, 사회현상에 대한 비유라고 다양한 해석을 소개한다. 이렇게 어렵게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135장에 달하는 목차 중 어떤 목차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를 목차겠지만 또 어떤 목차는 굉장히 와닿을 것이다. 살면서 다들 한번쯤 해본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모비딕은 그래서 가끔 심심하면 좋아하는 목차를 발췌독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이게 어떻게 1800년대에 쓰여진 책인가 싶을 정도로, 보면 볼수록 깊고 풍부한 책이 된다.
적다보니 안 간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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