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t'가 생각나는 소설이다.


이 세상 대부분 사람들은 피동적 삶을 산다. 선택할 수 없는 성장 배경, 가족 환경 그것이 결국 성인의 삶에서 만드는 '선택'의 잣대가 되어버리는 걸까.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영혜는 그 어떤 의지도 없어 보인다. 아니다. 유일한 의지는 '나무'가 되겠다는 것이다. 나무가 된다는 것은 한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비 바람, 햇빛 모두 하늘이 내리는 대로 쐬겠다는 것이다. 이미 본인이 나무라고 착각하는 것도 이걸 의미하는 것과 같다.


영혜의 언니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무'라고 자칭하는 자신의 동생을 보고 정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본인 역시 나무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영혜 언니의 남편도 알 수 없는 본능에 이끌려 영혜를 범하고 만다. 그것은 단순 성욕에 의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소설에는 강조되지 않지만, 그의 행동 역시 내부적 혹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동기부여가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그나마 능동적인 인물은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 영혜의 남편이다. 그러나 그도 마찬가지로 영혜와 결혼한 이유는 이도 저도 아닌 모난 것이 없는 것. 결혼을 선택한 것은 본인이기는 하나, 딱히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듯 하다. 이를 보면, 인간은 나무와 같은 삶을 벗어나기 힘든 존재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능동적인 삶이란 무엇일까? 삶에서 일어나는 불행과 행운은 모두 환경론적인 해석으로 풀면 되는 것일까? 내가 우울증을 앓던 시절,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또 상태가 괜찮으면 그걸 잊고, '나의 의지'로 극복하고 살아나간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 의지라는 것은 큰 허상이 아닐까 의문을 던지며 이 책의 감상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