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유럽의 본사에서 연수를 마치고 부임지로 가는 길이었다. 한국의 지사에서 근무하게 되었지만 자주 유럽에 오갈 거라는 그는 앞으로 이 긴 비행 시간을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누나나 여동생 있어요?”
“네? 여동생이 한 명 있긴 한데...”
“여동생에게 뜨개질 배우세요. 그럼 덜 지루하게 다닐 수 있을 거예요.”
어리둥절 하던 표정 위로 미소가 번졌다. 물 위에 작게 번지는 파문처럼 순한 웃음이었다. 도착할 즈음, 그는 앞 좌석 등받이에 고개를 묻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공항에선 그의 짐과 내 짐이 나란히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나왔다. 그가 자기 가방을 올린 카트에 내 것을 실으며 말했다.
“같이 나가죠.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동생이 뜨개질하는 걸 본 적이 없어서요”
순하던 얼굴에 얼핏 떠오른 단호함이 마음에 들었다. 그에게 뜨개질을 가르쳐주는 대신, 나는 출장 간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이따금 뜨개바늘을 집어 드는 여자가 되었다.
<이혜경 - 그리고, 축제>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낭만이란.
이거 디시콘에 험버트 험버트야..... 없는거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