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이여, 분노를 노래하소서.''

μῆνιν ἄειδε θεὰ


서양문화와 사상의 기반이라고 볼 수 있는

위대한 그리스의 서사시인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중, 일리아스를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호메로스의 트로이아 서사시권 순서를 따랐습니다.


이게 뭔소리냐면

트로이 전쟁을 서사시로 쓴건데

내용이 엄청 방대합니다

그게 트로이아 서사시인데

1편부터 8편까지 있음

일리아스는 2편, 오뒷세이아는 7편이고,

각 편은 24권으로 나뉨.


저 미친 벽돌에 24권 분량이 들어있습니다

그리고 해설과 수많은 주석들, 인물과 신, 지역 설명들...

첫 1권 읽는데에만 몇 날이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필요한 기초 상식이 없어서...


번역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천병희 역과

이준석 역 중 천병희 역으로 선택했습니다.

다들 이준석 번역이 더 남성적이고 어렵다던데

개인적으로는 천병희 역이 더 서사시에 걸맞게

웅장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준석 역이 새번역

성경처럼 읽기 쉽던데 개인차가 있나봅니다.

특히 천병희 역을 고른 이유는 주석이 막대해서

초심자가 읽기 좋대서 골랐습니다.



<후기>

'서사시'라는 장르는 살면서 처음 읽어봤습니다.

희곡인 파우스트처럼 행이 나뉘어 있어 신기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읽기 쉬웠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읽기 위해 기본 상식이 많이 요구되었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비슷비슷해서 구분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특유의 표현때문에 더 어려웠습니다. 대충 어떤 식이냐면


'이방원의 아들 이도'

'백성들의 목자 세종대왕'

근데 여기서 하나 더 나아갑니다

세종의 아들 문종도 태종의 자손이죠?

'태종의 자손' 이러면 세종인지 문종인지

문맥상으로 파악해야함

이게 좀 빡쳤습니다


이처럼 여러 표현상의 특징이 있었는데

동물이나 자연물에 빗댄 여러 비유가

재미있었습니다. 근데 비슷한 바리에이션으로

계속 내니까 조금 진부했음..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전쟁씬입니다. 영웅들의 매드무비 장면.

특히 후반부 아킬레우스의 학살 장면 묘사가

엄청나게 생생해서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영웅'은 조상중에 신이 있으면 영웅입니다.

피 조금이라도 섞여있는 인간 = 영웅

조상에 제우스가 있다거나 엄마가 테티스라거나

그런 식인데요

어이없는건 제우스가 자손이 엄청나죠?

몇명 빼곤 사실 거기서 거기이지 않나...싶었습니다



영웅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장엄한 서사시

낭만있지 않나요?

근데 그런거 치고는 되게 쪼잔합니다


여자때문에 삐져갖고는 방에서 안나와서

전쟁 말아먹는 아킬레우스


지가 여자 뺏어놓고 전쟁 쳐발리는데도

사과하기 쪽팔리니까 전령 시키고 얼버무리는 아가멤논


심지어 신들도 되게 쪼잔합니다.

해설 보니까 당시 서사시 장르의 주 소비자인

귀족계층의 도덕관념을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에

그에 맞췄을 것이라던데


이게 또 <오뒷세이아> 쓸 때에는

사회적 변화로 신들이 더 엄근진 해진다고 하네요


알수록 재미있습니다


다음 오뒷세이아 후기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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