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a14004ad2a0ab4618ef1dca511f11a391af1af538ac77de3



사진은 예일대학교 종교학 교수인 크리스틴 헤이스의 학부 강의 ‘구약 성경 개론’의 24개의 강의를 바탕으로 한 책 『구약 읽기』. 성서비평학의 다양한 연구 방법론을 사용하여 구약 성경 텍스트들을 분석한 대가들의 표준적인 해석들과 기존의 광범위한 연구 자료들을 종합하여 잘 정리한 것이 이 책의 개론으로서의 장점임.


아래 문단의 내용들은 2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을 내가 더 요약해서 정리한 것임. 아니 이미 압축해서 정리한 책인데 뭘 더 요약하냐? 라고 말하면 뭐 그 말이 맞음. 사실 같은 개론이라도 에리히 쳉어의 구약성경 개론같은 책이랑 비교하면 2/3정도의 분량이긴 해서… 근데 그렇더라도 양이 꽤 많고 내용이 쉽지 않음. 하루종일 책만 읽어도 다 읽는데 일주일이나 걸리더라 ㅋㅋ. 그렇지만 성경은 서구 문화의 뿌리를 이루는 근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성경을 성서 비평학적으로 깊게 해석한 내용들을 한번쯤은 읽고 이해하는 건 교양으로서 꽤나 필요하다고 생각함. 근데 유튜브에도 성경 요약 강의들은 엄청 많은데 성경 비평 요약은 없더라.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요약해서 책 추천 겸 구약 비평 요약을 써야겠다고 생각함. 다만 훨씬 소략하되 핵심은 살리기 위해서 대체로 타나크(히브리 성경) 24권의 순서를 따라가는 저자의 전개 순서를 아예 바꾸고 다른 책들도 참고해서 요약을 해 봤음.






0. 구약성경이란 무엇인가


구약성경이란 기원전 1000년경부터 기원전 2세기까지 쓰여진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의 책과 글들을 선별해서 집대성한 모음집을 뜻해. 따라서 구약은 한 명의 저자가 일관된 관점으로 쓴 하나의 시리즈가 아니라 다양한 시대에 다양한 작가들이 쓴 여러 작품들의 선집이고,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사상적으로 단일한 구조체도 아님. 심지어 한 책 안에서도 사상적으로 단일하지 않을 수 있어. 왜냐하면 이전 시대의 더 오래된 서로 다른 원(原) 자료가 한 책 안에 여러 개 삽입되거나 최종 편집자에 의해 글이 더해지거나 수정될 수 있거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후대의 유대인들이 이 다양한 자료들로 구약성경이라는 선집을 만들면서 자료들의 조화롭지 않은 목소리들을 한 데 아우르기로 결정하고 상충되고 중복되는 주장들을 애써 조정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


이것만 알고 있어도 성경에 나오는 이상한 점들이나 모순들을 억지로 끼워맞춰서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음. 즉, 애초에 성서는 무오류의 텍스트가 아닌데 성서무오설같은 잘못된 사고방식들이 성경의 제대로 된 이해를 오히려 어렵게 함.


Ex) 카인의 아내나 후예가 누구인지, 카인을 죽이려는 사람이 누구인지 억지로 지어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는 별도의 근동 설화인데 창세기 4장에서 합쳐질 때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미처 생략되지 않고 남은것에 불과함.


Ex2) 창세기 6장에서 노아는 모든 생물을 한 쌍씩 데려올 것을 명령받지만, 7장에서는 모든 정결한 짐승 일곱 쌍, 부정한 짐승 한 쌍, 공중의 새 일곱 쌍씩을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또한 창세기 7장 17절에서는 홍수가 40일간 일어났다고 말하지만, 24절에서는 물이 150일간 넘쳤다고 써 있음. 이런식의 내용의 중복과 상충이 나타나는 이유도 구약이 복수의 저자들의 합성된 구조물이기 때문이다.




a14004ad2a0ab4618eff87fb1cc1231d3d1cc815dd8b00762d08


황순원의 책 카인의 후예. 하지만 현대 이전의 성경을 신봉하던 과거 기독교인들에게 카인과 관련된 의문점들은 오랜 시간 동안 큰 떡밥거리로 남아 수많은 창작물들에 차용되었고 카인의 후예와 같은 말은 그 자체가 일종의 정형화된 비유가 되었음.



또하나의 구약의 중요한 특징은 구약이 당대 고대 근동의 역사적 배경이나 문화적 배경과 깊은 관련성을 가진다는 점이야. 사실 이런 얘기들은 이제 어느 정도 대부분 아는 이야기라고 봐. 예를 들어 노아의 방주는 수메르 신화 파쿠리라던가 페르시아의 문화와 종교가 유대교에 꽤 많은 영향을 끼쳤다라던가 하는 얘기같은 거. 근데 이런 얘기들이 보통 기독교를 까기 위해 많이 인용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체로 둘의 유사점에 치중하지만, 여기서 성경의 많은 이야기들이 고대 근동의 이야기들과 비슷하다는 건 사실 별로 중요한 게 아님. 그것보다 진짜 중요한건 구약이 고대 근동 이야기들을 가져와 구약에 편입시키면서 원래 근동의 우주관과는 전혀 다른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새로운 우주관을 집어넣는다는 점이고, 그리고 그게 바로 구약성경의 유일신 신앙이라는게 가장 중요함.






1. 구약성경의 유일신 신앙과 근동 이야기의 창세기의 반영


고대 근동의 이야기들이 구약에 어떻게 변용되는지를 설명하기 전에, 고대 근동 사람들이 믿던 다신교의 우주관과 유대교의 유일신 신앙의 우주관의 차이를 먼저 설명해야 될 듯 싶음. 책에서는 그 차이를 종교학자 예헤즈켈 카우프만의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음. 카우프만 모델에 따르면, 다신교의 우주관은 기본적으로 신들 위에 어떤 초월적인 원계(原界)가 있다는 걸 상정하는 것임. 따라서 신들은 이 초월적인 원계에 모두 속박되어있으며 신들의 기원도 이 원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신들의 계보가 있고 신화라는게 존재함.(카오스에서 시작하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생각하면 쉽다) 그리고 이 원계는 신 뿐만이 아니라 인간이나 그 외 모든 물질의 재료이기 때문에 이렇게 모든 것이 다 같은 원계로부터 출현했다는 사실은 이들간의 관계를 가변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지. 따라서 신화에서 신들이 다양한 자연의 힘 그 자체와 동일시되거나 신과 인간의 결합/인간의 신격화가 가능한 점, 선악이나 도덕의 개념이 없는 점 등이 모두 이렇게 카우프만의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함.


그렇다면 당연히 유일신 신앙은 그 반대겠지? 카우프만에 따르면, 구약성경의 신은 다신교의 신들과는 근본적으로 급이 다른 존재임. 원계가 없기 때문에 구약성경의 유일신은 자연을 초월한 존재고 신화나 계보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음. 또한 우주에 질서를 부여할 정도의 힘이 있으며 절대적으로 선하고 도덕적인 존재임. 여기서 절대적으로 선하고 도덕적인 신이라는 게 매우 중요한 포인트임. 이걸 이해하고 있어야 구약을 이해하기 쉬워.


자, 그렇다면 이제 구약에서 고대 근동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변용되었는지를 창세기의 예시를 들어 이해해보자.


(1) 창세기 1:2~3, 1:7 (이하 성경 인용은 모두 공동번역 성경을 인용하였음)


땅은 아직 모양을 갖추지 않고 아무것도 생기지 않았는데, 어둠이 깊은 물 위에 뒤덮여 있었고 그 물 위에 하느님의 기운이 휘돌고 있었다.


하느님께서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겨났다.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창공을 만들어 창공 아래 있는 물과 창공 위에 있는 물을 갈라놓으셨다.



위의 창세기 1장 내용은 에누마 엘리쉬라는 바빌로니아 서사시와 관련이 있는 내용임. 책에 따르면 2절에 깊은 물 위에 하나님의 기운(공기)이 있다는 구절은 바빌로니아의 주신인 폭풍의 신 마르두크가 바다의 신 티아맛트를 향해 자기의 바람을 불었던 서사시의 내용과 관련있다고 함. 왜냐하면 기운/영으로 번역된 히브리 원문의 루아ruah가 원래는 바람/숨에 더 가까운 의미이고 깊음에 해당하는 히브리 원문 단어가 테홈Tehom이라 티아맛트에 상응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그렇다면 깊은 물이라는게 바다의 신인 티아맛트를 가리키는 단어가 됨. 근데 사실 나도 에누마 엘리쉬를 예전에 읽었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진 창세기와 관련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고 사실 일반인들은 거의 알기 힘들다고 생각해 ㅋㅋ. 근데 여튼 창세기가 쓰여졌을 당시에는 이걸 읽은 사람들이 모두 바빌로니아 서사시를 떠올렸다는거지. 근데 내용은 다신론적인 얘기가 아니라 유일신이 언어로 세상을 창조한다는 전혀 새로운 주제였고 그게 위에서 말했듯 이야기의 비슷함보다 훨씬 중요한 포인트!




a14004ad2a0ab4618eff85fb1cc1231d97ab6b747d685f309928a4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우주관. 창공을 만들어서 아래 물과 위의 물을 갈랐다는 게 무슨 말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에덴 동산과 선악과


고대 근동의 이야기들에서 생명의 나무 또는 풀이라는 소재는 매우 널리 퍼져 있었다고 함. 당장 길가메쉬 서사시만 해도 그렇잖아? 불멸의 추구는 근동 이야기들의 항상 주요한 주제였음. 근데 창세기에서는 생명나무와 선악과를 둘 다 등장시킨 뒤에 생명나무를 거의 무시하고 선악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 이건 구약성경의 저자가 사람들에게 삶의 가장 중요한 관심을 죽음에서 도덕으로 돌리라고 주장하는 것임. 실제로 에덴동산에 생명나무는 마음껏 먹을 수 있다고 언급되지만(창세기 2:9, 2:16) 창세기에서 그 사실이 전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아. 에덴동산의 선악과 이야기는 기독교 교리에서 오랜 시간 원죄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이야기로 여겨졌지만 고대의 근동 이야기를 가져와 유일신 신앙을 넣어 변용시킨다는 구약의 원래 의도를 생각해보면 에덴 동산 이야기는 전혀 다른 주제를 말하고 있다고 종교학자 나훔 사르나는 말함. 즉, 도덕적으로 절대적으로 선한 유일신이라는 혁명적 우주관에서 악’이란 기존의 다신교에서 자연스럽게 존재하던 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오직 인간 행위의 결과물이고 그리고 이러한 도덕적 신에 대한 불순종은 악이기도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곧 유일신에 대항하는 인간의 자유의지이기도 함. 결국, 에덴동산 이야기는 자유의 기원에 관한 우화라고 볼 수 있음.


(3) 노아의 방주와 수메르 신화의 지우수드라 홍수 이야기


성경이 파쿠리라는 증거로 인터넷같은데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게 이 홍수 이야기. 근데 위에서도 말했지만 어짜피 구약이 근동의 이야기를 가져왔다는 건 성경을 신의 말씀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그닥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진짜 중요한 건 수메르 신화에서 홍수를 통한 세상의 멸망은 순전히 신의 변덕스러운 행동에 불과하지만 구약에서의 홍수는 인간 세상의 불의와 억압에 대한 유일신의 심판이며 엄정한 도덕적 기준에 따라 집행되는 정의라는 점이야. 이 기준에 따라 노아로 대표되는 극히 일부만이 구원을 받고 노아는 신과 언약을 맺게 되지.






2. 구약 내에서의 상충과 중복


근데 이렇게 근동 이야기라는 당시 사람들에게 친숙한 소재를 가져와서 유일신 신앙이라는 혁명적인 사상을 결합해 만들어진 구약 텍스트 안에는 사실 다신교적인 서술이 종종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음(예를들면 창세기 6장에 하나님의 아들들과 네피림이 나오는 구절 등). 그 이유는 이스라엘인의 유일신 신앙이 원래부터 있었던 게 아니고 기원전 8세기경부터 생겨나 그 후 몇세기를 거치며 확고해졌기 때문이야. 그 이전에는 주변 민족들과 같이 다신교를 믿거나 야훼를 믿더라도 다른 신들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 일신숭배였다고 추측됨. 그러다가 이후 기원전 5세기경 토라(오경)가 먼저 정경화되는 과정에서 이 후대의 편집자들이 이전에 자료들을 변경하고 재구성하면서 유일신적 관점을 강하게 반영했던 것. 그러나 처음에 구약의 특징을 설명하면서도 말했듯 기본적으로 구약은 수많은 사람들의 복수의 자료들을 한꺼번에 합쳐놓은 선집이기 때문에 군데군데 관점이 상충되는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존재할 수 밖에 없어. 그리고 이렇게 계속 반복되는 상충과 중복이란 구약의 본질적인 특징은 중세를 지나 근대 합리주의 시대에 와서 성경의 비평과 연구를 시작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하고 그런 연구들로 인해서 위의 유일신 신앙의 재구성이나 편집자의 존재와 같은 여러가지 가설들도 생겨나게 됨.


+ 사실 이런 재구성의 증거는 구약성경의 이스라엘의 신을 가리키는 다양한 지칭으로도 이미 드러나는데 번역된 성경에서는 잘 느낄 순 없지만 히브리 원문에선 야훼(한국어론 여호와인 이스라엘 남부 지방에서 고고학적으로 발견되는 신), 엘(한국어로 하나님으로 번역되는 가나안 지방의 최고신 이름), 엘로힘/엘브릿/바알브릿(역시 하나님으로 번역됨), 아도나이(‘나의 주’ 라는 의미로 수메르의 두무지 신의 페니키아적 변용) 등 다양한 단어들이 모두 이스라엘의 신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됨.



a14004ad2a0ab4618eff84fb1cc1231d8ab0d897238fe9a2841edf


히브리 성경의 순서.

구약성경의 정경화 과정은 기독교의 목록 순서보다는 히브리성경(타낙)의 순서와 더 맞아 떨어진다. 토라(모세오경)가 가장 먼저 안착되어 권위 있는 위상에 도달했고(기원전 5세기 초), 선지서들이 그 다음(기원전 2세기), 성문서가 마지막으로(서기 2세기) 정경화되었다. 반면 기독교에서는 구약의 순서가 유대교와는 다른데 왜냐하면 실제 유대의 역사적 맥락과 관계없이 선지서들 다음에 신약성경이 와야 구약성경의 선지서들이 신약성경의 사건들을 예언한다는 교리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만 봐도, 구약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왜 과거에는 그토록 어려웠는지 알 수 있다. 선집 자체가 만들어질 때 부터 다양한 저자가 다양한 시대의 가치관을 다양한 문서로 조정하지 않고 합쳐놓아 텍스트 자체가 혼란스러운데, 후대인들의 해석마저 자기식이였으니 모순이 많을 수 밖에 없음.






3. 히브리인을 만든 출애굽기와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벌? - 실제 역사에서의 유대인의 형성과정


히브리인(Hebrews)이란 역사적으론 기원전 1200년경 가나안 지방에 정착했던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을 말 해. 이 히브리인들이 기원전 1000년 전후에 이스라엘이란 통일 왕국을 형성하고 이 왕국의 구성원인 히브리 12지파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 고대 이스라엘인(Israelite)임. 이 통일 왕국은 기원전 922년에 북왕국과 남왕국으로 갈라졌는데 북왕국 사람들을 이스라엘인, 남왕국 사람들을 유대 사람(Judean)이라고 부르다가 기원전 722년 북왕국이 앗시리아에 멸망하자 유대 사람과 이스라엘인이 어느 정도 구별없이 사용됨. 이후 신바빌로니아에 의해 남왕국마저 멸망하고 페르시아 지배 시기에 이르면 유대 사람은 예루살렘 주변 지역 사람이라는 뜻의 예후디(Yehudi)라고 불림. 그리고 또 다시 몇 백년이 지나서야 유대교 전통을 따르는 사람이란 뜻의 유대인(a Jew)이란 현재의 뜻이 됨.


서론이 길었는데 여튼 이 히브리인들의 형성의 성경적 이야기인 출애굽기나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벌은 역사적이라기보다는 신화적인 믿음에 가까워. 현재 학술적으로 가장 주류적인 가설은 히브리인들이 이집트에서 이주한 노예 출신의 민족 집단이 아니라 원래 가나안인에서 중앙 산악 지대로 갈라져 나간 사람들이라고 보는 설명임. 다만 이 단계의 히브리인들은 아직 연합된 하나의 민족이 아니라 여러 족속들의 공동체 집단이고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음. 따라서 이 다양한 그룹들 중 일부의 기억이 출애굽기의 모티브가 되었을 것이라고 봄(이를테면 힉소스 패퇴). 또한 이 다양한 집단들은 각기 다른 신들을 믿었고 이 흔적이 성경에서 이스라엘의 신을 가리키는 다양한 명칭(엘/엘로힘/엘브릿/바알브릿/야훼)으로 나타남.






4. 유일신 신앙의 시작


그렇다면 2번에서 말하듯 유대인들은 기원전 8세기경부터 유일신 신앙을 서서히 믿게 되었는데 다신교에서 이러한 유일신으로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난 걸까?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전통적인 모델들은 원래 다신교-단일신교-유일신교로 자연스럽게 진화되었다는 진화적 모델과 유일신교와 다신교는 서로 근본적으로 달라 진화할 수 없다는 카우프만의 혁명적 모델이 있어. 하지만 이 두 가지 모델 다 구약에서의 이스라엘 신의 다양한 모습을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있지. 그래서 최근 이러한 이분법을 피하려는 세 번째 모델이 나타났는데, 이스라엘의 종교를 가나안 종교의 진화나 근본적인 단절로 보는 대신 문화적/이념적 절충이나 융합과 차별화의 동시적 과정으로 보는 관점이야.


즉, 원래 남부 지방(시내)에서 시작된 신 야훼는 융합 과정을 통해 다른 신들의 특징-엘/바알-을 받아들였지만, 나중에 ‘오직 야훼’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가나안적인 신의 특징과 차별화를 주장하고 논쟁을 일으키면서 이 융합의 일부가 비판되고 거절된 것. 그리고 이 논쟁을 일으킨 사람들은 구약 또한 편집하고 재구성하여 이스라엘과 가나안 지방을 차별화하려고 시도했으며, 이러한 시도는 실제 역사와는 다른 성경에서의 지나친 이스라엘과 가나안 사람들 간의 구분과 싸움으로 나타남. 이렇게 ‘오직 야훼’를 주장하며 유일신적 신앙의 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신명기적 학파라고 해. 그리고 이러한 신명기적 학파를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는 구약성경의 비평 연구사에 대해 알아야만 함.






(신명기적 학파와 구약성경 연구사에 관해서는 너무 길어지니 다음편에 이어서 써 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