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보다 먼저 그들이 정신이상자가 아니라는 걸 입증하고 싶었습니다. 그들은 공감각*을 지어내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숫자 5로 꾸며진 화면을 컴퓨터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5가 모니터 곳곳에 흩어져 있고 간혹 몇 개의 2가 섞여 있는 화면이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5는 2의 거울상입니다. 여하튼 다수의 5가 있고, 몇 개의 2가 하나의 모형을 이룬 화면이었습니다.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 받는 색맹 검사처럼 2들은 삼각형이나 사각형 혹은 원을 이루었습니다. 요컨대 우리가 만든 화면은 색맹검사책과 유사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 즉 공감각이 없는 사람이 우리가 만든 화면을 보면 "5라고? 그런데 여기에 2가 숨겨져 있다고? 그럼 찾아볼까. 저기에 2가 있네. 여기에도 있고. 아, 저기에도 있군. 저기에 또 있고"라는 식으로 말할 겁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숨은 2를 찾아내는 데 대략 20~30초가 걸립니다. 반면에 5를 붉은색, 2를 초록색으로 보는 공감각을 지닌 사람은 곧바로 초록색 원이나 초록색 사각형을 찾아냅니다. 그는 당신이나 나보다 훨씬 빨리 2로 이루어진 사각형이나 원을 찾아냅니다. (중략) 요컨대 적어도 일부 공감각자에게 공감각은 기억 연상이 아니라 감각 경험이란 뜻입니다.


* 원문은 synesthesia ; 이 책의 역자는 '동반감각'으로 번역했으나, 내가 볼 땐 '공감각'이 맞는 번역인 것 같아 부득이 책의 단어를 수정하여 씀.


- 『생각의 해부』 p.140 中 -




이런 소름끼치게 기발하게 설계된 실험을 더 보고 싶음. ㄹㅇ 이 사람은 천재가 아닌가 싶다. 나이가 70이 넘으셔서 이제 책을 쓰실지는 모르겠지만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