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적어야 한다. 소크라테스가 무지의 지를 이야기했다. 자신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높은 단계의 지식이다. 사물의 보이지 않는 뒷편, 형이상학을 두고 말한 것이다. 소설에도 그런 형이상학이 깃들어 있다. 애초에 글자는 기호일 뿐이고 정보를 운반하는 수단이다. 글자, 기호는 그 자체로 아무런 뜻도 없다. 단지 의미없는 직선과 곡선의 배열일 뿐이다. 글을 읽는다는 것부터 이미 '형이상학적'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이다. 기호 저편에 놓인 뜻을 이해하는 것이다.
문학이 읽기 쉽다는 것은 기호로 부터 전달된 자신의 안에 있는 관념을 '진리'로, 세상 모든이가 자신과 같은 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자기 안의 관념은 실재와 다르고, 다른이의 관념과 다르다. " 함박눈이 내렸다. " 라는 문장을 읽었을 때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함박눈은 시공간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내 머리 속의 함박눈은 단지 관념으로서 존재할 뿐이며 세상에 실재하는 함박눈과 다를 것이고, 다른 사람의 함박눈과 다를 것이다.
나는 이 각각의 다름을 생각하게 되면 경외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