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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점에서 본 우상의 죽음>
이야기는 여름에서 시작한다.
13살인 노부로와 친구들은 자신들이 천재이며 세상에 붙은 불가능이란 봉인을 풀어버릴 것이라 여긴다.
어린아이인 노부로는 밤이 되면 방문을 잠긴다. 어린아이의 세계인 그 방엔 작은 구멍이 있는데 그 구멍으로 어머니와 새아빠가 될 이등항해사 류지가 어른의 행위를 하는 것을 본다.
노부로는 어른의 세계와 새하얀 어머니의 알몸을 엿보며 아름다움을 느낀다.
이등항해사 류지는 언젠가 자신이 위대한 명예를 얻고 숙명적 죽음을 맞이할 것을 믿었다.
근육갑옷과 대의로 무장한 남자는 슈퍼맨처럼 아이들의 우상이자 신화다.
노부로는 혼자서 그 우상을 믿고 그가 이 현실을 초월한 영웅적인 일을 해낼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류지는 바다에 나가는 것에 대의가 없다는 것을 때때로 깨닫고만다.
바다는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고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다.
그래서 류지의 바다는 영웅에게 시련을 주는 존재에서 현실의 작업장과 다를바 없는 것이 된다.
류지는 육지의 존재인 노부로의 어머니 후사코와 만나면서 영웅적인 말을 하고자 하면서도 비루한 현실의 인간이 할 법한 보잘 것 없는 말을 하곤한다.
센스가 없고 자신이 번 돈과 궁금하지도 않은 가정환경을 내세우며 말이다.
노부로와 대장, 다른 아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은 무의미하며 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신들은 이 무의미한 세상에 불가능이란 딱지를 떼어버리고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그 딱지를 떼기 위한 연습으로 강철같은 마음을 갖기 위해 새끼 고양이를 패대기쳐 죽인다.
그 고양이가 죽은 시체를 해부하며 그 고양이의 내장 하나하나가 새 세상의 일부가 됐음을 느낀다.
노부로에게 있어 우상의 죽음은 류지가 물에 젖은 채 노부로의 친구들을 만남으로서 시작된다.
류지가 영웅인 채 살아있으려면 노부로의 친구들에게도 자랑하듯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어야 했다.
하지만 류지는 그렇지 않았고 친구들은 그를 비웃는다.
근육갑옷과 대의로 무장한 사내를 그렇게 땅에 떨어뜨린다면 그보다 우월한 것은 자신들이란 말이 된다.
류지가 근육갑옷과 대의로 무장했다면 노부로와 아이들은 닻처럼 굳센 정신과 잔인무도함으로 무장했다.
노부로는 류지에게 실망하고 예술작품에 흠결을 찾아 깎아내리듯 그의 보잘것없는 점을 하나하나 찾아내 죄목을 적는다.
류지와 후사코는 결혼하고자 한다. 후사코가 가게의 고객에게 얘기를 꺼내자 현실적인 조언들을 딱부러지게 꺼낸다.
류지는 육지의 논리에 묶이게 되며 이제 완전히 우상으로서의 면모를 없애간다.
노부로는 완전히 어른의 세계에 실망해버리고 그 추잡스러움을 조롱하기 위해 어른의 행위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는 서랍장에 일부러 들어간다.
들킬 것을 상정하고서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을 가장해 변명할 계획하고 말이다.
바다에서 와 둔감한 류지는 구멍을 보고 금방 매워버리겠다고 하지만 육지의 여자인 어머니는 금새 어떤 일인지 알아채고 서랍장에 잠들어있던 노부로를 끌어낸다.
하지만 어른인 어머니는 어른의 방식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어른들의 추잡함을 조롱하려던 자신의 의도는 파악하지 못한다.
새아빠가 된 류지는 어른의 방식으로 달래며 상황을 해결하고자 한다.
노부로는 어린아이인 척 상황을 넘어가고 친구들에게 이 일과 죄목 리스트를 털어놓는다.
다음해에 촉법소년에서 벗어나는 일행들은 어른들이 가까스로 남겨놓은 꿈의 시간인 이 촉법소년의 시간을 제대로 쓰자며 아버지가 된 류지를 죽인다.
이 작품의 주제는 어린아이의 세상에서 어른의 역할과 스스로 어른이 되며 어린이의 꿈이 죽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어린이로서 멋있다고 여긴 것은 어른이 되면 보잘 것 없게 여겨진다.
어린이에게 영웅이었던 류지는 더 이상 슈퍼맨이 아니게 돼 버렸다.
노부로의 친구들은 회의주의자이고 산타 같은 건 믿지 않는다.
그런 친구들에게 노부로의 슈퍼맨 같은 신화는 순수함이고 우스꽝스러워 보일 뿐이다.
순수함을 가진 아이가 환상을 깨려면 같은 아이이지만 순수하지 않은 아이가 이끌어주면 된다.
아이가 더 이상 아이가 아니게 되면 아이의 세상은 죽지만 어른으로서 새 세상이 생기지 않나.
이것은 고양이의 죽음이 새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불가능이란 딱지를 뗀다는 것은 어른은 아이에게 금지된 담배나 술, 운전 같은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런 것을 막연히 부러워하며 우상으로 여긴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보면 시답잖은 것일 뿐이다.
결국 어른이 된 노부로는 똑같은 독배를 마시게 될 거라 생각한다.
독후감은 잘 읽었음 그러나 공감 못하는 부분이 있음... 류지가 환상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결혼생활을 택한건 맞으나, 열대와 망망대해에 대한 환상을 죽는 순간에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음. 아이가 가지고 있고 어른은 없는 이분법적인 구도가 아님. 금색에서 노인이 청춘에 대한 환상을 믿고 있고, 작가 자신도 사상에 몸 다 바친 사람인데 절대 그렇게 해석할 수가 없음. 오히려 아이들의 행위와 류지의 환상이 맞아떨어지면서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게 된거라고 봐야지. 미시마는 항상 절대성을 예찬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음.
각 캐릭터가 하나의 기호, 이미지가 인물화된거로 보였어. 그래서 어른인 류지가 영광과 거리가 먼 모습으로 죽는게 환상의 죽음이라고 보였음. 근데 어른과 아이가 이분법적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으니 어른에게도 아이다운 마음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 환상을 쫓는 모습은 분명 아이다운 모습이니까. 아마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에게도 아이다운 마음이 있겠지. 미시마 본인도 어른이면서 아이다운 환상을 가진 사람이니 본인의 환상과 현실의 괴리를 겪지 않았을까 싶어. 그러면서도 더욱 환상을 쫓은거겠지.. 해석덕에 더 시야가 넓어지네. 고맙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