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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있어도 알츠하이머병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없다. "
- 데일 브레드슨
알츠하이머병, 즉 치매는 오늘날 암보다 더 무서운 불치병이다.
기억은 우리의 의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치매로 인해 누군가와의 추억이 담긴 기억조차 사라진다면 그 사람의 인격 또한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알츠하이머병으로 아버지를 고통스럽게 잃고, 알츠하이머병을 살아생전에 끝장내고 말겠다는 사명을 가지고 살아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직접적인 원인을 찾아내 폭로한다.
바로 우리가 매일 먹는 빵과 쌀밥이다.
저자는 현대인이 접하는 탄수화물을 아예 '테러리스트'라고 부른다. 우리의 뇌에 테러리스트의 폭탄처럼 '물리적인'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가 탄수화물이라 칭한 것들은 유전자 변형 밀, 정제된 흰 밀가루, 파스타, 쌀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이 건강한 곡물로 여기는 현미, 통밀, 잡곡 등 모든 곡식류와 설탕, 과당 등 탄수화물과 대사산물이 동일한 당류 일체를 의미한다.
저자는 신경학과 전문의로서 40년간 활동하면서 경험했던 수많은 임상자료와 연구 자료를 근거로 탄수화물의 해악을 주장하고 탄수화물 과잉으로 인한 병들의 목록을 나열한다.
아래 병들은 그저 탄수화물을 줄이고 채소와 고기, 양질의 지방을 주식으로 삼는다면 극적으로 개선되거나 완치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 ADHD
• 알레르기와 식품 민감증
• 불안증과 만성 스트레스
• 자가면역질환
• 만성변비나 설사
• 만성피로
• 만성두통과 편두통
• 우울증
• 당뇨병
• 간질
• 집중력 저하 문제
• 잦은 감기와 감염
• 고혈압과 이상 지질혈증(고지혈증)
• 관절염을 비롯한 염증성 질병
• 불면증
• 셀리악병, 글루텐 민감성, 과민대장증후군,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을 비롯한 소화관 문제
• 기억력 문제와 경도인지장애(알츠하이머병의 전조증상)
• 기분장애
• 과체중과 비만
• 투렛 증후군
• 이외 다수
그러나 알츠하이머병만큼은 저탄수 식단으로도 개선이나 완치가 불가능하다. 다만 저탄수 식단을 일찍부터 실천하고 유지함으로써 유의미한 정도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지금 치매를 걱정할 나이는 아니긴 하지만 지난여름 정기 건강검진에서 혈액검사 결과에서 혈당은 정상치와 주의단계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있었다. 몸은 늘 피곤했고 이는 내 지병의 증상인 갑상선 항진증의 여파라고만 생각했었다.
몸은 말랐으나 배만 나오는 복부비만이 있었고 나이도 자꾸 먹어가면서 슬슬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 와중에 집어 든 이 책은 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탄수화물만 덜 먹어도 이 모든 병이 개선이 된다고?'
일단 저탄수 식단을 시작하면 인슐린 민감성이 정상화되어 간식 자체가 별로 땡기지 않게 된다는 저자의 말이 결정적이었다. 평소에 나는 일주일에 세 번은 편의점에서 과자와 제로 탄산음료를 사다 먹는 게 일상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애초에 이런 것들이 땡기지 않는 몸이 된다면 해볼 만할 것 같았다.
그렇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가장 쉬운 실천방법으로 우리가 매일 먹는 빵(쌀밥)을 버터와 달걀로 바꾸라고 권장한다.
책 말미에 저자가 즐겨먹는 저탄수 식이 레시피 및 식단을 간략하게 소개하는데 한국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서양식 식재료 위주라 똑같이 따라 하긴 어려웠다.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더 뒤져보았다. 니나 타이숄즈의 '지방의 역설', 데이브 아스프리의 '최강의 레시피'및 '최강의 식사', 크리스 반 툴레켄의 '초가공식품', 조지아 에데의 '식단 혁명', 제임스 클레멘트의 '자가포식' 등등.
식단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고민하며 찾아본 책들 모두가 탄수화물의 과잉이 나쁘다는데에 동의하고 있었다. 다만 위 책들 사이에서도 탄수화물 외의 식재료에 대해선 평가가 좀 갈리는데, 어떤 책은 유제품도 피해야 한다고 말하고, 어떤 책은 유제품은 괜찮지만 오히려 식물에 독소가 많다고(식물이 벌레를 막기 위해 생성하는 고유의 매운맛이나 성분이 몸에 나쁘다고 주장한다.)도 한다. 이 모든 내용을 고려한다면 먹을 것이 없으니 모두가 동의하는 탄수화물만큼은 확실히 줄이기로 했다.
책을 완독한 게 10월 말이었고, 저탄수 식단을 시작한 게 11월 1일부터였다.
쌀밥은 콩을 섞은 잡곡밥 위주로 바꾸고 그 양을 평소의 1/4공기로 줄였으며 그마저도 아침 한 끼에만 먹었다. 과자, 설탕이 든 가공식품은 완전히 끊었다. 덕분에 편의점을 거의 안 가게 되었다.
대부분의 식사는 굽거나 삶은 고기와 야채였다. 샐러드에는 내가 좋아하는 케이퍼와 할라피뇨, 양파, 토마토, 올리브를 넣었고 드레싱도 올리브유에 화이트와인식초를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해 직접 만들었다. 고기는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삼치 고등어 주꾸미 등 다양하게 먹되 양념은 소금과 후추만 썼다.
식사 외에 간식으로는 블루베리와 브로콜리, 견과류를 먹는다.
배달을 아예 끊었다. 한번 시키면 25000원은 기본으로 나가던 게 없어지고 편의점 과자와 음료도 안 사 먹으니 식비도 오히려 줄었다. 귀찮을 때 끓여먹던 라면도 완전히 끊었다. 식사가 귀찮으면 삶은 계란을 두어 개와 데친 브로콜리를 꺼내 먹으면 적당했다. 아니면 아예 굶어서 간헐적 단식으로 자가포식 스위치를 켜는 것도 괜찮지 싶다.
식단을 시작한 지 2주쯤 지나서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때 문득 이런 느낌이 들었다. "최근 내 몸이 이 시간에 이렇게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있었나?"
피곤하고 졸리고 힘들고 온몸이 아픈 것 같고 기운 없는 게 일반적인 나의 오후였다. 퇴근시간만 기다리며 좀비처럼 버티던 게 내 일상이었는데 아프고 피곤한 기운은 없고 활력이 넘쳤다. '아 식단 덕분인가 보다' 하고 느낀 건 이때부터였다. 이때부터 몸의 변화가 체감되기 시작했다.
4주가 지난 어느 날은 자고 일어났는데 입이 건조한 느낌이 없었다. 난 평소에도 비염이 심해 자려고 누우면 멀쩡하던 코가 막히기 시작해 입으로 숨 쉬어야만 했고 숙면이 힘들었다. 자고 일어나면 입은 바짝 말라있고 입 냄새도 심한 게 일상이었는데, 이날은 자고 일어났는데도 입이 촉촉했다. 그날은 내가 입을 다물고 코로 숨 쉬며 잠을 잤던 것이다. 비염이 완화된 것일까? 기분이 너무 좋았다.
난 내가 30대가 되면서 체력이 줄어든 것인 줄로만 알았다. 원래 30대가 되면 다 이런가 보다 하고 그냥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식단을 유지하면서 몸에 괜히 아픈 곳이 없어졌고, 마치 몸 안에서 힘이 솟아나는 듯 행동에 힘이 넘쳤다. 퇴근하면 지쳐서 집으로 직행해 눕기 일쑤였는데 이젠 퇴근해도 힘이 남아돌아서 외출해서 돌아다니는데 시간을 더 많이 쓰게 되었다.
회사에서 얼굴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세 번쯤 들었을 때부터 숫자를 세기 시작해 지금까지 피부 좋아졌다는 총 여섯 번을 들었다. 세수하고 거울을 봤을 때 내가 봐도 피부가 반들반들하고 광택이 난다. 이 역시 식단의 효과일 듯하다. 얼굴에 바르는 건 별거 없고 싸구려 스킨과 소량의 바셀린이나 알로에 수딩젤 뿐이다.
7주가 지났을 즈음 체중은 식단 시작 전에 비해 7~8kg이 줄었고 특히 뱃살이 많이 빠졌다. 벨트 없이 배에 걸쳐입던 바지들이 흘러내려가기 시작해 벨트를 새로 샀다.
지난주엔 내과에 찾아가 개인적으로 혈액검사를 시행했다. 내 지병 때문에 6개월마다 혈액검사로 갑상선 수치를 추적 관찰해야 했는데, 그 검사를 하면서 혈당, 간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 등등도 함께 검사했다.
검사 결과, 여름에 쟀던 수치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공복 혈당은 98에서 73으로 떨어졌고 (70~99가 정상)
당화혈색소는 5.5%에서 4.9%로 떨어졌다. (4.6%~5.5%가 정상)
중성지방은 69에서 43으로 떨어졌고 ( 38~149가 정상)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HDL은 54에서 67로 올랐다 (40~200이 정상)
다만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는 LDL은 168에서 173으로 소폭 올랐다. (0~129가 정상)
의사선생님 말로는 약을 먹어야 할 만한 수치이지만 그 외에 다른 지표들은 모두 아주 건강하고 개선되고 있으니 식단을 더 빡세게 3개월쯤 더 유지해 보고 변화가 있을지 다시 재보자 하셨다. 부모님이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약(스타딘)을 드시고 계신데 유전적인 요인일 수도 있다고 했다.
찾아보니 LDL이 그렇게까지 나쁜 건 아니라는 얘기도 있고 서양에선 아예 LDL 수치를 단독으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도 봤지만 그래도 정상수치까지 LDL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더 필요할 듯싶다. 생선을 늘리고 돼지고기를 줄이기로 했다. LDL을 늘리는 트랜스지방의 생성을 막기 위해 고기도 매일 굽기보단 웬만하면 삶거나 쪄서 먹기로 했다.
책 한 권으로 시작한 저탄수 식단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된 느낌이다.
이 새로 주어진 건강한 느낌과 활력, 자신감을 잃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평생 이 식단을 유지할 생각이다. 그러려면 즐기면서 맛있게 먹어야 할 테니, 아예 저탄수 식단 커뮤니티에도 들어가 저탄수 식단에 괜찮으면서 맛있는 식품 및 제품들을 추천받고 먹는 것들을 늘려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거 독서감상문이 아니라 식단후기글이 됐는데 괜찮나?
개추요 - dc App
난 밥을 안막으면 허기지던데 그런 건 어떻게 극복함?
그게 해결이 됨..몸이 탄수화물 대사산물인 포도당을 주원료로 쓰다가 탄수화물 부족해지면 체지방을 분해해서 케톤이란걸 원료로 쓰게 돼. 케토시스상태 되면 걍 배도 안고프고 간식도 안땡김
나는 음식이 좋아서라기보다 허기가 자주와서 계속 먹는 편이라 그게 스트레스거든 한 번 해봐야겠다 ㄱㅅ
신기
헐
탄수화물은 끊을 수 있다면 끊는게 좋지... - dc App
글 잘봤음. 대단하네 이런 식단 몸에 좋은건 확실한데 유혹이 워낙 많은지라 오래 지속이 힘들더라. 화이팅!
정성스러운 글 최고 나도 따라해봐야겠어요
좋은 글 잘 봤어요
해보고싶긴하네
씹개추요
단순 저탄수 덕분이 아니라 식단 자체가 지중해식으로 바뀌고 초가공식품을 싹 끊어서 그런듯 케토제닉이 다른 조절 식단보다 특장점이 있다는 일관된 증거는 없는 걸로 암 다만 초가공식품 <<< 이새끼는 만악의 근원으로 지목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