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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이야기꾼으로서의 기질이 마음껏 발휘된 소설이란 생각이 듦. 페이지 터너라고 하면 모름지기 서사의 맥이 뚜렷해서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전의 이야기를 인과적으로 강하게 끌어당길 때 흡입력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키는 무려 세 권의 두꺼운 책을 쓰면서 인과관계를 아주 느슨하게 흐트러뜨려 놓으면서도 그걸 홀린 듯 읽게 만드는 기이한 능력을 보여 줌. 세계관의 넓이와 깊이를 무한히 확장하는데도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달까. 건조하면서도 정확한, 물샐 틈 없이 쓰여진 듯한 단문으로 거의 새는 물을 막을 의지도 없는 듯한 자유분방한 이야기를 써내는 데, 그 두 요소가 기막히게 조화되면서 특이한 매력의 소설을 완성했다는 느낌임.
수많은 요소들이 맞닿을 듯 미끄러지면서 시간과 공간의 법칙을 모두 거스르는 모호하게 이어진 세계망을 만들어내는데, 그 안에서 허우적대는 게 아주 즐거웠던 책이었음. 그 요소들이 모여서 서사적으로 대단한 순간을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그것 또한 소설의 고유한 매력이랄까,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무엇들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순간에 흠뻑 젖게 만드는 소설이었음. 하루키가 베셀 작가인 이유가 있더라. 순수 재미 오짐
나도 아루키 책중에선 태감새가 젤 젛은듯
G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