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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도대체 왜 이걸 읽기 시작했는지 생각이 안 나지만 하여간 읽었다


백과전서의 편집자로 유명한 18세기 중반 프랑스 계몽철학자 드니 디드로가 썼고,


작가 자신과는 윤리적으로 반대 극단에 서있는 거리의 기인 라모(라모는 성이라 당대 유명 음악가 라모의 조카인 주인공도 라모, 실존인물이라 함)와 


하룻저녁 카페에서의 대화록을 빙자한 풍자소설임


풍자가 목적이니만큼 당대의 풍속, 인물에 관한 코멘트가 엄청나게 많은데 역자가 매우 세세하게 주석을 달아놔서 고마웠음 거의 주석이 반


인간 본성, 신, 교육, 예술 등등 이들의 대화 주제는 수시로 바뀌면서 주로 라모가 말하고 '나'는 반응하는 정도로 이야기가 진행됨


그 내용 자체도 흥미롭고 유익하지만 정말 재밌는 건 라모의 캐릭터임


과연 괴테가 직접 번역하고 코멘트를 달았을 만큼 라모라는 인물이 가진 복잡한 매력이 대단함


비윤리성을 상징하는 인물이고 사회의 검은 이면을 체화한 존재인데 


위선 떨지 않고 일관성 있단 점에서 얼핏 논리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대단한 이빨 솜씨를 보여줌


그리고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단 점에서 연민까지 불러일으킴


미치광이처럼 행동하면서도 악인을 찬양하는 말에 요지가 분명하고 본인 또한 그런 태도로 살고 있단 점에서 나도 모르게 수긍이 된달까


그러니까 말하자면 조커의 원형 같은 느낌임 아마도 조커 같은 관념적인 악인 캐릭터는 라모의 조카로부터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음


설득력 있는 악인의 시초? 비록 라모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은 아니고 광대노릇하며 천하고 비열하게 사는 것뿐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