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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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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은 위 이미지의 작품에서 첫 번째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감상을 말씀드리기에 앞서, 작 중 언급된 문장들을 몇 가지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모두 허무일세. 우주에는 이 허무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일세."


"그것은 현상이 아니다. 존재도 아니다. 의의 없는  모양(?)이다(만일 이러한 말이 통할 수 있다면)."


"사람은 살아야만 한다. ... 과연 죽는 것이란 사람이 사는 가운데에는 가장 두려운 것이다 .."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작품은 위에서 서술된 문장에서 느끼실 수 있듯이 허무주의적입니다. 작중 주인공이 스스로를 니힐리스트라고 지칭하기도 하고요.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이러한 허무주의를 공감될 수 있도록 한국적인 정서와 언어로 써내려 갔기 때문입니다. 이래서 국문학을 찾게 된다니까요..


1. 내용 

 주인공이 아내, 자식, 친구, 부모, 건강을 잃어가는 과정에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잣알을 하는 내용입니다..

정말 끔찍합니다. 지금의 많은 미디어는 발상의 전환과 스스로의 만족, 사랑 같은 것들로 고통과 번뇌를 이겨내라고 하지요.. 하지만 많은 경우 그건 되지 아니 된다는 것을 우리는 체감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처럼 삶은 '불행한 운명'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소한 기쁨들은 일종의 굴곡에 의한 일시적 반등으로 인식합니다. 이러한 점은 상당히 비관적이네요.


 여기서 묘사되는 표현들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주인공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여지껏 찾아오던 ‘행복’이라는 것을 찾기도 고만두고 다만 ‘삶’을 값있게 만들기에만 힘쓰자.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 ―있을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나는 이 있을 수 없는 것을 여지껏 찾았다. " 이토록 불행한 사람도, 이러한 니힐리스트도 죽음의 두려움으로 죽을 수 없는 아이러니에서 살아가려고 어떻게든 발버둥을 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말처럼 위와 같은 노력은 끔찍한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2. 비극

 "과연 인간세계에 무엇이 끝났는가. 기막힌 한 비극이 그 종막을 내리우기도 전에 또 한 개의 비극을 다른 한 쪽에서 벌써 그 막을 열고 있지 않은가?"

"역시 모―든 죄는 나에게 있다"

작가는 주인공의 독백을 통해 고통받는 개인이 스스로가 죄를 짓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애초에 죄인이 되지 않는 게 가능이나 한 걸까요? 날 때부터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하고, 알면 알 수록 과거의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운 일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계속 죄를 인지하게 되는 것이죠. 이 점은 카프카와 비슷한 접근인 듯 싶습니다. 그도 모든 사람은 죄인이라 생각했으니까요.. 


 비극은 끔찍합니다. 모두가 결국 고통을 겪기 때문입니다. 신이 없는,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부조리'가 느껴질 때 버팀목이 없습니다. 니체의 '선과 악의 너머'에 대한 답은 우리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이 없는, 가치관의 절대 체계가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구원을 받고, 고통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겠습니까? 

이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카뮈가 언급했듯이 부조리에서 시작된 사유는 부조리로 마무리되기 보다는 대게 '철학적 잣알'로 마무리되니까요. 

우리의 위대한 이성, 과학은 가면갈 수록 결정론에 힘을 실어주고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듯 싶습니다. 그야말로 신의 부재가 체감되는 시대이지요.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3. 신  

 작 중 언급되는 문장이 있습니다. "오냐 만인을 위한 신이야 없을망정 자기 하나를 위한 신이 왜― 없겠느냐?" 안타까운 문장입니다. 결국 자신의 만인의 신을 통해 방화를 합리화하려는 인물이 구원받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감옥에 끌려갔고, 이 사건은 또다른 비극의 씨앗이 되겠죠.

신이 존재한다면 왜 비극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이것 또한 부조리입니다. 


4. 부조리와 모순

 이렇게나 부조리가 많은데 해결책은 없고, 세상에 대항하여 살아갈 힘도 없다면 어찌해야할까요? 좋은 날이 올거야 같은 말만 믿으면서 살아가야할까요? 세상에 신이 존재해서 모두에게 기회를 나누어 주기라도 할까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모든 것이 모순이다. 그러나 모순된 것이 이 세상에 있는 것만큼 모순이라는 것은 진리이다. 모순은 그것이 모순된 것이 아니다. 다만 모순된 모양으로 되어져 있는 진리의 한 형식이다.'


주인공이 지속되는 부조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생각한 문장입니다. 살면서 저렇게 매력적인 문장은 처음 봅니다. 모순을 이렇게 인식하다니요. 세상이 비합리적인 모습이 있지만, 그것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게 진리가 아닐까요.. 쌈뽕해서 보자마자 위아래로 삐슝빠슝했습니다. 


5. 작품에 대한 개인적 소감

저는 국문학 보다 해외 고전 문학을 많이 읽습니다만.. 국문학에 손이 계속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한국 특유의 정서와 번역으로는 담지 못하는 언어적인 매력이 있으니까요. 앞으로 남아있는 수록작들이 많이 있습니다. 쭉 읽으면서 여가생활을 보내야겠네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 하나 쓰고 자러 가게씁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도 무섭지 아니한 것이 없다. 그 가운데에도 이 <죽을 수도 없는 실망>은 가장 큰 좌표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