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악의적인 프레임으로 그를 원숭이와 유사하게 묘사한 이 초상화는 그의 대표 초상화가 된다. 마키아벨리 사후 몇십년 후의 초상화)
군주론.
이 저작이 그의 이름을 딴
'마키아벨리스트, 마이카벨리즘' 같은 다소 부정적인 단어를 출발시키는 데 기여한 저작이라는 것 까지는 다들 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해도 많고.
마키아벨리만큼 그가 살았던 시대상이나 배경을 정확히 알아야 하는 사상가도 드문데, (워낙에 오해가 즐비하다 보니)
그가 살던 피렌체는 문화적으로 융성했지만 군사적으로는 해외 용병을 사용하는,
찢어진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국가였음.
스페인, 프랑스, 오스만제국 등의 강대국 사이, 혼란한 정국가운데 일생동안 수많은 전쟁을 겪으면서
4번의 정치주체가 뒤엎어지는 것을 목도함. 여기서 정치주체가 뒤엎어진다는 말은 왕이 갈아엎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메디치가문에 의한 군주정.
지롤라모라는 예언가에 의한 신정
지롤라모가 숙청되고 난 뒤 공화정
다시 메디치의 복권으로 인한 군주정.
(프랑스의 침략으로 메디치가 망하고,
다시 스페인의 침략으로 메디치가 복권.)
ㄹㅇ 혼란 혁명 그자체의 소용돌이 속에서
현실감각을 뼈저리게 느껴나감.
그 과정속에서 공화정은 15년간 존속되는데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공화정에서 약 두번째 서열의 고위관리를 역임하며 '외교'를 담당함.
그리고 다시 공화정이 망하고 군주정이 복원 되어
다시 메디치에게 잘 뵈고자 저술한 책이 군주론.
군주론속의 그의 주장은
마치 독재를 옹호하는듯 하지.
공화정이나 민주주의 등 현대정치철학 개념의 싹을 짓밟는 것 처럼 까지 묘사되어 있음.
(군주론에 관한 내용은 워낙 유명하니 따로 가져오지 않음.)
하지만 군주론에 가려진 책이 또 한가지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구하기조차 힘든 책임.
'로마사 논고'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에 번역본이 딱 하나 있음. 한길사꺼.
마키아벨리를 조금 아는 사람은 군주론을 들먹이면서 그가 독재옹호 냉혈한이라는 이야기를 할 거고
마키아벨리를 조금 더 아는 사람은 정치철학의 아버지라는 데 까지는 알 것이고
마키아벨리를 잘 아는 사람은 그가 민주 공화정 체제의 철학적인 씨앗 이었다는 데 까지 알 것이다.
(마키아벨리를 아예 모르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걸로 판단하는 사람은 군주론이 군주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쓴 책이라는 헛소리를...)
그렇다면 왜 그를 정치철학의 아버지라고 칭하는 걸까?
로마사논고는 로마사를 다방면으로 서술한 로마인이야기의 당시시대 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는 당시의 피렌체를 초기로마와 비슷하게 보았음.
에트루리아, 그리스 등의 강대세력에 가로막혀 이탈리아 반도 중심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약소국가.
이럴 때에는 외세에 단결하는 구심점이 되어 줄 강력한 왕권이 뒷받침 되어야 함.
흔히 우리가 광개토대왕을 학살자나 살인자가 아니라 위대한 정복자라는 타이틀을 붙이듯,
그 또한 당시 가장 이탈리에서 가장 강한 남자였지만 악독한 호전광이었던 체사레 보르자를 찬양하는 글을 남김.(무려 아버지가 교황임)
로마는 왕을 구심점으로 성장해 나가고 강대국이 될 수 있었음
but,
알다시피 로마는 노선을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순서를 밟아나가지.
앞선 군주론에서는 호전광 체사레 보르자를 빨아제낀 반면,
로마사논고에서 마키아벨리는 공화정을 오지게 빨아제낌.
'탄핵'에 관한 부분만 몇 챕터를 할애해서 넣고
시민의 권리로써 탄핵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것을 볼 수 있음. 군주론과는 대척점에 서 있는 모순처럼.
마키아벨리는 결국 정치는 순환한다고 보았는데, ( 군주 귀족 민주 참주 과두 공화 중우 정치 등)
그 중 제일이 공화정이라고 봄.
기득권은 항상 부패했고 견고해져갔음. 왕권으로 강성한 나라는 내부로부터 썩어나갔음.
로마는 이 싹을 자르기 위해 스스로 공화정을 택해서
원로원 민회 집정관 크게 권력을 삼분할하여 나눠갖게 됨.
이게 현 공화정의 삼권분립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지만 (사법입법행정)
로마사 논고에서 그가 밝힌 이러한 논의가 로크 이권분립, > 몽테스키외 삼권분립에 분명히 영향을 끼침.
(물론 로마공화정 당시의 삼권분립과 몽테스키외의 삼권분립은 살짝 다른방향성이긴 하고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말하기는 다소 어렵긴 하지만 마키아벨리가 처음으로 논의를 촉발시킨 것은 분명함 실제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이 그의 로마사논고에서 주장하는 바와 흡사한 걸 보면 분명 그가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임)
군주론에서 독재론을 옹호한 저자가.
탄핵을 시민의 최고권리로 보면서 공화정을 옹호하고 찬양함.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정말 군주론은 군주를 무너뜨리기 위한 책...인거?
군주론이 쓰일 당시의 약소국 이탈리아를 초기로마로 오버랩해보면 그가 원했던 정치체제가 결국 왕정, 독재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음.
그렇다고 더 극악한 독재 황제를 원했느냐하면 그건 아님. 그는 카이사르와 그로 인해 촉발된 제정 로마를 신랄하게 비판함.
그가 원했던 강한 독재자는 공화정을 위한 거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음.
실제로 정치철학사에 학술적으로 훨씬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저서가 로마사논고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금서에 자극적인 마케팅으로 먹고 들어간(?) 군주론이 그의 대표격이 되어버린 현실.
그는 사실 두 책을 각기 다른 곳에 헌정했는데
군주론은 메디치가에
로마사논고는 정확하진 않지만 이탈리아 시민이 열람하여 볼 수 있는 도서관과 비슷한 시설로 헌정한 것으로 알고 있음.
(무슨의미냐면 시민들이 이걸 보고 좀 깨달으라는 거지 과거. 공화정의 영광이 여기에 담겨있다... 군주가 개판일 때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등)
그래서 군주론을 메디치에 헌정해서 잘 살았느냐고?
군주론은 개만도 못한 취급받고 (실제로 사냥개와 함께 헌정되었으나 군주론은 무시당함)
성벽관리였던가 암튼 하류인생 살다가 인생하직함.
능력있는 부류였지만, 왕정에는 능력보다는 충성이 더 필요했으니까.
암튼 재미난 분임.
정치적인 이중스파이 느낌.
내공이 대단하네
예전에 국내 모 정치인이 군주론을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했떤게 생각나네 대통령 후보까지 됐던 사람인데 ㅋㅋ 잘 읽엇음 개추박노 이왕하는거 책 추천 좀 해주셈
많은 도움이 되었어 추천 남긴다. 나는 메디치 가문이라는 이름을 천문학에서 처음 봤는데 군주론도 연관이 있었네. 갈릴레오가 발견한 토성의 위성이 메디치가의 별이거든.
실제로 군주론 보면 야이 미친새끼야 자소서를 이따위로 쓰면 채용이 되겠냐 싶음. 군주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군주론은 시발 차라리 왕 안 하고 싶어질 끔찍한 내용이야. 그래서 내가 마키아벨리를 좋아함. - dc App
마키아벨리 군사에 대해서 안 썼으면 더 대단햇을텐데 병법에 대해 좆도 모르면서 썰 풀어서 비판을 받음
잉? 로마사 논고 번역본 꽤 있는데? 하나밖에 없지는 않음
혹시 링크 가능한가요? 한길사 외에는 전혀 찾을수가 없어서
ㄴ '로마사 논고' 제목으로 나와있질 않고, 군주론이 존나 짧기 때문에 제목은 군주론 이라고 해 놓고 책 안에 붙어서 같이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