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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드디어! 으아 다 읽었다! 다 읽는데《전쟁과 평화》와 비슷한 시간이 걸렸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보다 읽기 힘들었으며 카프카보다 찝찝했다. 감상문 제대로 쓰고 싶지도 않고 걍 휘갈겨 썼다. 넘무 피곤해.


《양철북》은 독일 전후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그런데 역사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른 역사 소설같았으면 신문을 통해서든 라디오를 통해서든 여러 사건들을 상세하게 묘사하려 했을텐데 《양철북》에서는 이러한 묘사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설의 시야는 철저하게 오스카르의 눈에 한정되고 독자들은 그 주위의 일상에 역사가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만을 알 수가 있다.


태어났을 때부터 성인의 지각 능력을 가지고 성장을 거부한 오스카르의 눈에 비친 세계의 모습이 소설의 전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가 양철북으로 연주하며 묘사하는 세계는 뒤틀려있고 환상스러우며 카프카적인 분위기를 나타낸다.


  성장소설이라고 여러 글에서 말을 하던데 그런데 별로 신경을 쓰고 싶지 않고 그냥 광기 넘치는 텍스트를 즐기며 독서를 한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그라스는 제대로 글쓰기 교육을 받지 않았다던데 상당한 묘사 실력이 아닌가 싶다. 비유가 찰지고 아니고를 떠나서 눈에 들어오는 사물들을 뒤섞으며 드러내는 것이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의 회화를 보는 기분이다.


재미있는 소설인가? 나는 그다지 재미를 못느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을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확실한건 읽어보기는 해야할 작품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소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양철북》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