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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스만 제국사에 관심을 둔 게 19년도였는데, 그 당시에는 좀 쉽고 개론적인 오스만 제국사 입문서적이 안 보였고, 나도 비문학 즐길 줄 몰라서 나무위키만 읽으면서 지냈음

근데 이건 문제가 있던게, 오스만의 전성기 이후의 역사 설명이 극도로 부실해서 뭐 찾아 보려고해도 간략한 사실 정보만 남아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됐다는 설명은 찾기 쉽지 않길래 차라리 서적을 읽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음

서적을 찾아 읽는데까지는 솔직히 흥미가 조금 떨어져서 굉장히 오래 걸리긴했는데ㅋㅋ

그래도 언젠가 한번쯤은 제대로 오스만 제국사 퍼먹어야된다고 생각해서 적절한 입문 서적도 나왔겠다 읽어봤음

일단 오스만 제국사답게, 여명기인 터키인의 형성, 오스만 토후국의 건국과 팽창, 세계 제국으로 떠오른 오스만 제국의 전성기, 정체의 17세기, 유럽에게 추월당해 동등 외교가 중시되기 시작한 18세기, 제국 붕괴의 19~20세기로 챕터가 나누어져 있음

그나마 역사 애호가들한테 회자되는 전성기 당시의 상황 또한 오스만 제국이 왜 흥했는지를 꽤나 잘 설명해줘서 개론서로 적절했다고 봄.

제국이 강성해진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고 피상적인 국력만 찬양하는 나무위키 문서보단 훨 낫더라

무엇보다도 제국 성공의 원동력인 티마르 제도, 중앙집권이 왜 중요했는지, 티마르 제도의 붕괴가 왜 제국의 쇠퇴를 초래했는지 알 수 있었음.

그리고 시대에 따라 정체된 상황에 오스만도 생존하기 위해 유럽의 성장과 경제난에 대응해 어떤 제도를 내놓았는지도 그럭저럭 설명된 편이라서 그간 필요하던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음

읽으면서 든 생각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생각은 역시 오스만이 동로마를 무너뜨려 이탈리아로 망명한 지식인들이 르네상스를 일으켰고, 실크로드 무역로를 독점해 대항해 시대를 초래해 근세를 만드는데 크게 일조했지만, 정작 제국은 중세적인 국가로 남았다는 사실이 상당히 특이하게 느껴졌음

그리고 역시 쇠퇴기 오스만의 쇠망의 원인들을 적절히 설명해주어서 읽길 잘했다고 생각함. 물론 이마저도 가장 굵직한 이유만 선발한 것 같긴 한데

사실 읽으면서 새로 알게 된 내용이 꽤 많았는데, 18세기 초반까지도 오스만은 쟁쟁한 강국으로 대접받아 2차 빈 포위 이후로도 중흥기를 일구었다는 점(비록 약진 이후 오스트리아에게 대패하는 걸로 끝나긴 함), 오스만 제국의 선조가 된 셀주크와 오스만 토후국의 성장 또한 거의 처음 듣는 이야기였음

술탄들의 대략적인 통치 스타일의 설명도 시대를 이해하는데 꽤 도움이 됐음

제국이 망해가는 쇠락의 19세기는 지금까지 내가 읽어본 문서중 거의 유일하게 제국 쇠퇴 원인들을 짚어주었는데, 흔히 제국 붕괴 원인은 제정 러시아의 남하 정책이다 로 일축되곤 함.

하지만, 책의 논조는 러시아뿐 아니라 중앙 집권 약화로 내부 단속이 실패했다는 데에도 초점을 두었음

중앙집권 약화의 예시로 이집트 총독 알7리 파샤가 정규군보다 강한 지방 군대를 양성해 패퇴한 오스만이 러시아에게 군사 지원을 요청하며 예속을 야기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지방 단속 실패가 중요한 제국 쇠퇴 원인이었던 게 맞는 듯

또한 토호 세력의 성장과 정치운동 참여등등, 위키 수준에서는 확실히 보지 못한 정보들도 잘 설명돼 있었음

마지막 챕터는 근대화된 러시아의 남하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교로 제국 생명을 연장하던 시대라서 내용은 절반 이상이 개혁 시도와 대유럽 외교, 외채 이야기었음

한편으로는 제국의 개혁 이후 신민들의 생활 변천사나 무슬림, 기독교도간의 반목, 민족주의와 범슬라브주의가 피지배민족을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아르메니아 학살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데 유난히 민중의 생활상 묘사는 전무해서 좀 아쉬운 느낌도 있음

터키, 오스만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책이었음. 글 자체도 딱딱하지 않고 이야기처럼 서술된 편이라 제국의 운영 구조를 논할 때 빼고는 편하게 읽기 좋음

여러모로 이번 독서는 비문학 읽기도 이젠 나름 학습하는 재미가 있다는 걸 알려줬음. 일단 다음엔 내가 관심 있는 국가 역사를 읽어보고, 나중에는 다른 인문학 말고 다른 분야들도 읽어보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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