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철길에 앉아
철길에 앉아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철길에 앉아 그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멀리 기차 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코스모스가 안타까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기차가 눈 안에 들어왔다
지평선을 뚫고 성난 멧돼지처럼 씩씩거리며
기차는 곧 나를 덮칠 것 같았다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낮달이 놀란 얼굴을 하고
해바라기가 고개를 흔들며 빨리 일어나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이대로 죽어도 좋다 싶었다
내 인생 시가 되었음.
결정적으로 저 시가 마음에 드는 게 마지막 연 때문임.
난 너무 좋거나 기쁘면 영원히 이 시간을 즐기고 싶다,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하는 생각보다는
이대로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 편임.
저 시가 딱 그런 유형임.
기차가 달려오는 그 와중에도 이대로 앉아서 이대로 죽고 싶다고 하는 거
뭔가 쫓기는 듯 살면서도 사랑과 죽음을 동일시하며 일종의 판타지를 그려내는 내 삶과 심정하고 비슷해서 너무 와닿았음.
다른 좋은 시들도 몇 개 있긴 했는데 철길에 앉아 저 시가 너무 강렬해서 다른 건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임.
수필집 고딩때 감명깊게 읽은기억난다 - dc App
큰 사고 없더라도 기관사는 평생 트라우마로 남겠지 죽으려면 아무도 발견 못할 곳에서 민폐끼치지 말고 죽어야지
ㅋㅋ 냉철한;
냉철한게 아니라 지 혼자 진지빠는 쿨찐이겠지
저 시집 읽어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