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잘 읽지 못함.

원인으로 추정되는 거 몇 개 적어봄.

나랑 비슷한 사람들 있는지 궁금함.




1. 글자의 순서를 바꾸거나 생략함


예를 들면 '독서 마이너 갤러리'라는 글자를 읽을 때 '서독 마너 러리갤'라고 읽는 거임.


잘못 읽었으니까 다시 읽어야겠지?


이게 한두 번이면 그나마 나은데 여러 번이다?


책 읽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게 됨.


숫자도 마찬가지.


뭔가 쓸 때(수기든 타자든)는 가끔 문제가 됨.


예로 든 문장을 다시 가져오면 '독서 마이너 갤러리'라고 써야 하는 걸 '거 이너 갤러리(독은 생략되고 받침이 다음 글자에 붙음, 마 생략)'라고 쓰거나 1234567'890'을 1234567'809'라고 써버림.


그나마 말은 그렇게 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2. 아판타시아(Aphantasia)


비교적 최근에 나온 말인데 '시각적 상상이 불가능'한 걸 말함.


간단하게 설명하면 눈을 감고 '빨간 사과'를 떠올렸을 때 그게 안 보인다는 말임.


"상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나는 이 말을 이해할 수 없음.


눈 감고 아무리 상상해봐도 검은색 뿐임.


뭔가 떠오르는 게 있는데, 그건 상상이 아니라 '기억'임.


'빨간 사과'를 떠올리면 동그랗고 빨간색이며 초록색 잎사귀가 오른쪽으로 난 사과가 생각남.


"그게 상상 아님?"


구글에 '사과' 검색하면 대부분 이렇게 생김.


나는 그 그림을 '기억에서 꺼낸' 거임.


이거랑 위의 문제랑 합쳐지니까 뭐 하나 읽으면 남들 두세 배는 걸림.




3. 문장의 틈이 보임


뭐라고 정의해야 할지 몰라서 저렇게 썼음.


문학적 표현으로 쓴 거 아님.


이건 '숨 쉬기 수동' 같은 문제임.


모르고 있으면 넘어갈 수 있는데 알고 나니까 계속 신경 쓰임.


혹시 여백과 문장의 괴리감을 느낀 적이 있음?


여기서 말하는 문장은 인쇄된 모든 부분을 말하고 여백은 인쇄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말함.


이 둘은 질감의 차이가 있음.


문장은 밋밋하고 평평한데 여백은 종이 질감이 있음.


어쩌면 당연한 말임.


문장이 있는 곳은 잉크가 있고 나머지는 아니니까.


하지만 이 차이 때문에 문장 자체가 우글쭈글하게 보임.


글을 읽는데 그게 이상하게 보이거나 오염되어 있으면 제대로 읽을 수 있음?





요약

독서 특: 쉽지 않음(진짜임).


+


1. 상시 문제가 되지 않는 걸로 봐서는 집중력 문제인 것으로 추정됨.

2. 글만 보면 좀 심각한 수준인데, 일상 생활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