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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비가 내리듯 우울함이 전반에 깔리는 기분이다. 시인이 시어들 선정에 꽤 고민하며 쓴 흔적이 느껴진다. 장인과도 같은 방식의 시를 쓰는 유형이다. 시인은 술술 쓰기보단 빼곡하고 알차게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미학의 정점을 보인다. 기복 없이 시 하나하나 정성 들여 쓴 실력파 시인이다. 이런 시인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야 한다. 내면에만 폐쇄적으로 함몰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며 희망을 추구하는 시인이 보기 드문 시대에 건강한 시를 쓴다. 이 점을 일부러 상처 내며 시를 쓰는 다른 시인들이 배워야 한다.

 중반부엔 전반부와 달리 힘이 빠진 시들도 여럿 수록되어 아쉽기도 하다.

 후반부엔 시와 시인을 주제로 고뇌하며 쓴 시들이 수록되었다. 많은 고민을 하게 해준다. 시를 쓰는 입장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