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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걸려 월말에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 정말 아쉽다. 페이스를 잘만 유지했으면 15권은 읽었을 텐데.


이번 달 최대의 소득은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두 달에 걸쳐 완독했다는 점이다. 사실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아 완독이라고 말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지만, 아무튼 다른 책으로 넘어갈 구실을 만들었으니 일단은 넘어가련다.


닉 레인의 책이나 체호프의 소설들은 재독인데도 찬란했다. 이번 달에 처음 접한 소설 중에서는 엄청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은 없었다. 저번달 읽은 《장 크리스토프》가 너무 파란을 크게 일으켰나 보다. 그래도 《슈틸러》와 《위폐범들》은 읽을 가치를 충분히 느꼈다. 이번 달 처음 읽은 책 중 그나마 최고를 꼽으라면 《위폐범들》이 꼽힐 것이다.


곧 개강이다. 2021년에 휴학을 신청한 뒤 4년만에 학교에 돌아온다.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 도서관에서 첫 대출을 받았다. 서가에서 《댈러웨이 부인》이 눈에 띄어서, 별뜻없이 자취방까지 가져왔다. 너무 오랫동안 쉰 탓에 학교에 더는 나를 알아볼 사람이 없으려니 싶다. 대학에서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 올해도 사람 대신 책과 만나며 시간을 보낼 운명인가 보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