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못생겼지만 - 마광수 



  못생긴 여자가 여권(女權)운동하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그 여자가 남자에 대해 적개심을 표시할 땐
  더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못생긴 남자가 윤리, 도덕 부르짖으며
  퇴폐문화 척결운동하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그 남자가 성(性) 자체에 대해 적개심을 표시할 땐
  더 측은한 마음이 생긴다.

  못생긴 여자들과 못생긴 남자들을 한데 모아
  자기네들끼리 남녀평등하고 도덕재무장하고
  고상한 정신적 사랑만 하고 퇴폐문화 없애고
  야한 여자 야한 남자에 대해 실컷 성토하게 하면

  그것 참 가관일 거야
  그것 참 재미있을 거야
  그것 참 슬픈 풍경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