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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년 전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어떤 유형의 사람이 읽으면 좋을지 반 농담식으로 글을 썼었다.
그리고 오늘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담을 보고 나는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었다. 다시금 읽고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젤렌스키는 이 책을 읽었어야 했다. 젤렌스키의 무엇이 문제였는지 책 내용을 통해 지적해보려 한다.
비판은 인간을 방어적 입장에서 자신을 정당화하도록 안간힘을 쓰게 만든다.
사람들은 으레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것을 고칠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큰 착각이다.
인간은 비판을 듣는 순간 편도체가 활성화 되는데 이는 뇌로 하여금 자신이 공격을 받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이는 비판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정당화/합리화 하는 변명을 생각하게 만든다.
즉 비판하는 사람은 본래의 목적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이끌어내고 마는 것이다.
조선의 왕이었던 성종은 세종을 동경했기에 신하들의 비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했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정반대의 인물이다. 그는 성군이 아니다. 트럼프가 사소한 비판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건 전세계 사람들이 알고 있다. 비판을 통해 말싸움을 이겨 울분은 해소 됐을지 몰라도 그 어떤 실리도 챙길 수 없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물을 봐라
카네기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낚시를 할 때 딸기나 초콜릿이 아닌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한다. 이는 물고기 입장에서 물고기가 무엇을 좋아할 지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인간을 대할 때는 그렇게 하지 않는가?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보라며 러시아에게 포로로 잡힌 사람들의 참혹한 사진을 보여줬고, 러시아가 얼마나 잔혹한지 3분가량 이야기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 얘기를 듣는 내내 별 관심 없이 무표정으로 있었으며 젤렌스키의 이야기가 끝나자 '정말 힘들겠네요' 라는 짧은 대답을 하며, 바로 돈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젤렌스키는 회담내내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절박하며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지 이야기 했다. 물론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처럼 인도주의적인 인물이었다면 이 호소가 먹혔을 지 모르나 상대는 트럼프였다.
젤렌스키는 지렁이가 아닌 초콜릿을 미끼로 쓴 셈이다.
상대의 권위를 존중하라
카네기는 상대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그 상대는 자신의 권위를 증명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들어 경찰의 단속에 걸렸을 때, 경찰을 비난한다면 경찰은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존재인지 보여주려 든다.
그러나 반대로 바로 용서를 구하며 고생이 많으시다며 경찰의 권위를 존중해준다면, 의외로 너그럽게 봐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분야에서 통하는 법칙이다.
디시에서도 마찬가지다. 신문고의 주딱, 파딱에게 관리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먼저 덕담을 한다면 높은 확률로 차단을 풀어준다. 그러나 '내가 왜 차단임? 관리 똑바로 안함?' 이런 말을 한다면 높은 확률로 720시간 차단을 받을 것이다.
젤렌스키 - 단순 휴전은 효과가 없다. 푸틴은 2014년부터 25번이나 약속을 어겼다.
트럼프 - 하지만 그는 나와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
젤렌스키 - 아니다. 당신이 대통령이었을 때 얘기다. 2016년 당신의 집권 당시다. 물론 당신과의 약속을 깬건 아니지만, 우리와 프랑스, 독일, 러시아가 함께했던 협정을 25번이나 깼다.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회담이 결렬된 건 이 순간부터라고 볼 수 있다. 젤렌스키가 '아니다' 를 말하는 순간 트럼프와 밴스의 표정이 급격히 나빠지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거나 입을 삐죽대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는 분명 '나는 다른 지도자들과는 다른 대단한 사람이다' 를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기애가 강한 트럼프를 전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젤렌스키가 모욕을 준 셈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아이디어가 바로 자신의 것이라고 느끼게 하라
상대의 생각을 바꾸고 싶을 땐, 절대 내 조언 때문에 바꿨다는 생각이 들게 해선 안되고 스스로 그런 생각을 했다고 유도해야 한다.
명령이나 훈계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상대방이 저녁에 라면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저녁에 라면 먹으면 살 쉽게 찌고 아침에 얼굴 부어 먹지마'
이런 말을 한다면, 상대는 라면을 먹지 않으려고 할 때마다 당신에게 훈계를 들어 그 말을 듣는다는 생각에 괜시리 반감이 들고 따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것이다.
'나 저녁에 계속 라면먹으니까 3kg나 쪘어 ㅠㅠ 피부도 완전 나빠졌고'
이렇게 말한다면? 물론 이런다고 무조건 라면을 끊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라면을 끊는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훈계 때문이 아닌 스스로의 결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젤렌스키는 트럼프에게
'푸틴에 대해 이렇게 말하셨지만, 푸틴은 지금까지 이러이러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왜 이런 짓을 했겠습니까 대통령님? 그는 전쟁을 멈출 생각이 없어요'
계속해서 트럼프의 생각이 잘못되었으며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근거를 하나하나 대며 훈계하려 들었다.
이에 트럼프는 당신은 그런 것을 말할 위치나 입장에 있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젤렌스키를 비난했고, 이후 원색적인 비난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실 책에서 하지 말라는 행동을 가장 많이 한 건 트럼프일 것이다. 또한 국제관계라는 게 이런 화술 따위로 뒤바뀔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젤렌스키의 화법에 불쾌함을 표했던 지도자들이 꽤 많았던 걸로 보아 화법을 어느정도 고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물론 젤렌스키가 내 글을 그리고 저 책을 읽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할 것이다.
그러나 아싸였던 내가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은 이 책을 지금 가장 뜨거운 이슈와 엮어 소개하여,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수 많은 아싸들이 깨달음을 얻길 바라며 감상문을 썼다.
본인이 극F라면 이미 체득중인 스킬일테니 쇼펜하우어 책이 차라리 더 유익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인간관계에 서툰 극T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부-활
정떡 쪼금 들어가긴 했는데 설명을 위한 사례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잘돼서 좋은듯
ㅋㅋㅋㅋㅋ 재밌다
좆럼프는 젤렌스키가 한발 빼줬어도 똑같았지 뭔 인간관계론 ㅋㅋ 밴스랑 둘이서 대본대로 한건데
개추
출판사 어디 꺼로 읽었노?
자화상
예시 설명 좋긴 한데 젤렌스키가 이거 완벽히 따라해도 회담 결과는 비슷했을듯
아 이글이구나 정독함. 정떡느낌 없는데?? 좋은글추 - dc App
근데 원래 스포붙으면 개념안감?? - dc App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대외적인 장소에서 자존심이 있지, 존나 숙이기만 하라는 인간관계론이 무슨 의미가 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