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하지 못한 채 동일한 작품을 각기 다른 출판사로 여러권 구매한다거나 심지어 아예 같은 책을 재구매하는 일이 여러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구매한 책을 읽지 않고 계속 사다보면 나중엔 내가 뭘 샀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되어버린다. 

특히 문학쪽은 작가,작품 이름이 비슷하고 헷갈리는것들이 많다.


욕망에 절여져서 책 구매로 오르가즘을 느끼던 나날 중 어느 날, 

나는 욕구의 부산물로 가득 채운 책장을 둘러보면서 일종의 사정 후 청룡열차같은 쾌감을 즐기다가, 문득 내게 같은 책이 여러권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 순간은 도저히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엄청난 충격과 감정의 용오름.


그 날 이후 장바구니에 딸깍딸깍 책 담는 손맛이 뚝 떨어져 버렸다.

더불어 장바구니 공포증이 생겼다.

구매할 책을 찾아 무한히 표류하다보면

혹시 이거...내가 이전에 샀던 책인가? 라든가

제목이...표지가...왠지 낯이 익은데 불안한데..라든지

이런 의심속 확인과정 중 

실제로 그것이 이전에 구매한 책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일들을 몇 차례 겪다 보면 

그때부턴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혼란에 빠진 사람처럼

갈팡질팡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인간자체가 베려버리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책 구매를 관두게 되었다. 


하지만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저 감춰져 있을 뿐이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요즈음 슬슬 가속 페달을 밟는 내 욕망이 그리고

돌아온 딸깍딸깍 장바구니 책 담는 손맛이 그걸 증명한다.

그와중에 오늘의 나는 이전에 구매했던 책을 장바구니에 담는 실수를 다시 반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