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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라노벨은 따로 본 적 없고 주변 친구들 중에 오덕들이 많아서 대충이나마 아는 수준임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오덕 친구들이랑 어울릴 때 함께 만화도 보고 애니도 보고 만화도 그리고 만화 동아리도 가입하고 코믹 관련 행사도 참여하고 코스프레도 할 뻔하고 미연시도 했음.


근데 다른 건 다 함께 해줄 수 있어도 라노벨은 못 읽겠더라고.


라노벨을 안 본 이유는 사실 다른 게 아님.


도저히 책으로 안 보이고 라노벨 특유의 문체나 제목, 설명, 설정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해도 안 됨


라노벨 표지만 봐도 소돔과 고모라의 치안 상태를 보는 기분이었음.


이런 말 하면 요즘 애들 이해 못하는 아재로 보일 수 있겠지만 하루히 등의 라노벨이 막 뜨기 시작하던 내 급식이 시절에도 같은 생각이었음.

(살집 오른 진중권처럼 생긴 룸메 X끼가 내 옆에서 하루히 댄스 추는 거 봐서 더 읽기 싫었던 건 안 자랑)


다만 하도 라노벨 라노벨 자주 얘기가 보여서 직접 읽진 않고 라노벨 관련 정보들을 찾아봤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임.


텍스트의 형식으로 출간된 책이지만 실은 일반적인 소설이나 문학보다는 일본식 오타쿠와 모에 문화가 강렬하게 집결된 망가에 더 가깝다.


흰개미라고 알아?


행동이나 생활은 일반적인 개미와 흡사하지만 사실 생물학적으로 흰개미는 바퀴벌레에 더 가까움.


라노벨이 딱 흰개미 같은 느낌이었음.


그리고 내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다른 장르문학들(판타지, 무협지, SF, 그 외 여러 다양한 종류의 장르들)과 라노벨은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나 싶음.


다른 것들은 아무리 개발새발로 쓰더라도 일단 최소한 텍스트 형식의 소설, 문학의 형식이지만 라노벨은 그렇지 않은 듯했음.


뭐랄까. 내 뇌피셜이긴 하다만


일본만화, 애니 좋아하는 오타쿠들 사이에서 가장 대접 받는 부류는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거든.


이건 예나 지금이나 그림 잘 그리는 금손이 왕인 업계인 듯함.


요새는 뭐 자캐 같은 거 그리거나 아니면 자캐 그려주는 하청도 꽤 받아서 커뮤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는 걸로 아는데


사실 만화나 그림 잘 그리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다보니 그걸 대리만족하고 대체하기 위해 라노벨이 탄생한 게 아닌가 싶더라고.


그림을 못 그리니 그보다 장벽이 훨씬 낮은 텍스트(활자)를 택해 일본 만화, 애니에 근접한 새로운 개념의 창작물을 내놓은 게 아닌가 싶어.


내가 봤을 때 라노벨은 제목 그대로 가볍게 읽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2D 취향의 오타쿠들이 자신들의 성적 판타지와 망상을 그림보다 쉬운 방식으로 대리만족하려고 읽고 쓰는 것 같더라고.


뭐... 그렇다고 해서 라노벨이 만화책도 아니고 일단 텍스트 형식으로 나와서 소설, 문학 등으로 분류되는 것 같긴 한데


난 개인적으로 라노벨은 소설, 혹은 문학으로 분류하고 싶지 않아.


위에 말한 흰개미처럼 뭔가 분류하기 되게 애매한 오리너구리 같은 생물의 종을 구분하는 기분이 들어.


그리고 또 하나 추가로 말하자면


라노벨 읽는 분들께는 미안한 말인데, 가끔 라노벨 독자들 보면 쓸데없이 덕내 풍기면서 진지빨고 달려들거나


히키코모리 같은 건 오로지 라노벨 고유의 영역이다! 순수문학이 시도하지 않은 걸 우리가 대신 하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종종 하는 걸 봤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꼴깝 떠는 것 같음.


너네 조용히 망상과 뒤틀린 성욕 등을 해소하려고 라노벨 읽고 있는 거 건들지 않을 테니까


제발 밖에 나와서 라노벨 읽는 십덕티 내면서 명작이니 문학이니 순문학이 못하는 거 우리가 한다느니 그런 말 안 했으면 좋겠음.


차라리 만화가 낫지. 만화는 만화 그 자체의 콘텐츠가 잘못된 게 아니지만 라노벨은 태생 자체가 그런 미성숙한 십덕 취향을 목적으로 탄생된 콘텐츠 계열이라고 생각됨.


까놓고 말해서 너네는 독서니 문학이니 소설이니 하는 영역에서 아예 취급도 하기 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