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ㅇ 난 철학 전공자도 아니고 그냥 취미로 철학 독학하는 사람임

최근에 칸트 철학이랑 헤겔 철학을 조금씩 파보고 느낀 점을 써보려고 함

이런 성찰의 시간이 공부에 도움이 될까 해서, 앞으로 책 읽을 때마다 개인적으로 독후감 쓰러 와야겠음.


솔직히 둘 다 개어려워서 대가리 빠개지는 줄 알았음. 근데 둘의 어려움의 '질'이 좀 다르달까


칸트 철학은 처음이 가장 힘든 거 같음. '첫 자전거 타기'처럼, 처음엔 초월, 통각, 오성, 선험 이런 개념들 때문에 너무 헷갈리고 어려운데, 조금씩 익숙해지니까 오히려 좀 명쾌해지는 감이 있더라(물론 난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만 읽었다)


예를 들면 칸트 철학은 포토샵이나 3d max 같은 전문 프로그램 배우는 느낌임

이건 이런 기능이고, 이렇게 쓰는 거구나 하면서 그 도구들 쓰는 법을 먼저 익혀야 함. 그리고 나서 그 도구들이 서로 시너지를 어떻게 일으키면서 어떤 결과물을 내는지 보는 거임

칸트 철학 용어들의 각 기능이 뭔지, 어떻게 연결되는지 파악하고, 문장 하나 읽을 때마다 단어 뜻부터 개념까지 쪼개서 이해해야 하는 고차원적인 단계가 필요함. 다른 철학자들은 문장 자체를 해부하고 이해하는 직관적인 과정이지만.. 칸트는 '단어 해부 > 개념 이해 > 문장 해부> 철학적 이해' 이런 식... 하지만 역설적으로 칸트 철학은 이러한 개념과 체계에 익숙해지면 난이도가 바로 낮아짐. 자전거 타기가 익숙해지면 더 이상 어렵지 않은 것처럼(다시 말하지만 본인 칸트 책 두 권 읽은 게 다임)


반면에 헤겔 철학은... 또 이건 이거대로 다른 차원임.. 칸트 철학이 정적인 느낌이라면 헤겔은 꿈틀대는 유기체를 관찰하는 느낌?

헤겔의 문체는 한 문장에서 시작했는데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면 처음에 말한 걸 부정하고, 또 다음 문장에서 그것을 종합하는 식으로 흘러감. 그래서 문장을 쭉 읽는 게 아니라, 문장과 문장 사이의 긴장을 느끼면서 읽어야 함

칸트는 개념을 '이해'하면 끝나는 면이 있는데, 헤겔은 그 개념들이 계속 움직이고 변화하면서 발전하는 '흐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따라가야 하는 거임 

마치 정지된 그림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 살아서 꿈틀대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해석해야 하는 느낌?

뭐 전공자도 아닌 나 따위가 감히 헤겔을 다 이해했다고 할 순 없지만.... 읽을수록 경탄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음... 

자기의식에서 마침내 역사에 이르렀을 때, 헤겔이 구축한 그 거대한 철학 세계관에서 어떤 감동이 밀려오더라.. 니체 이후로 이런 짜릿함 오랜만이었음


솔직히 철학 전공자들처럼 깊이 파본 것도 아니고, 그냥 번역본으로 1회독한 수준임 ㅋㅋㅋ 학교 과제도 이렇게 대충은 안볼 듯. 암튼 칸트나 헤겔 공부해본 갤러들 있으면 어떤 느낌인지 같이 얘기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