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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레이첼 커스크, "윤곽"


연인/부부가 헤어지고 난 뒤, 한 때 많은 것을 공유했던 사람이 남긴 빈자리의 윤곽을 더듬어가면서

관계의 본질과 그것이 나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문자답들. 

물론 사람인지라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자기에게 유리하게끔 왜곡되는 기억들은 덤.

    > 3부작으로 이어지는 소설이고, 나머지도 언젠가는 읽어봐야 겠다. 


2. 베른하르트 슐링크, "사랑의 도피" 중 <주유소의 여인>


아내와의 여행을 통해 서로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되살아났음에 기뻐하지만, 

그 기쁨은 사실 자기기만이고 거짓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은 남자가 좌절하며 엉엉 울다가

자신은 "폐허 위에 새 집을 지을 자신이 없다"며 떠난다. 

    > 그런걸 보면 <이선 프롬>이나 <순수의 시대> 같은 소설을 쓴 이디스 워튼은 꽤나 보수주의적인 면이 있다. 

       아마도 그래서 요즘 사람들에게 별 인기가 없는 것이겠지만. 

    > 소설집에 실려 있는 나머지 소설들도 매우 좋다. 


3. 앨리스 먼로, "디어 라이프"


정말 단순한 문장으로 견고하게 쌓아올려진 짧은 소설을 읽다보면,

어디에서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커다란 인생의 허무와 마주한 기분이 들어 울적해진다. 

(심리나 사물에 대한) 묘사도 (배경이나 맥락과 같은) 설명도 최대한 배제된

오로지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중인 건조한 사실만 적시되어 있는 짧은 문장만으로 

어떻게 이런 이해불가능한 공허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인지 별로 내 취향은 아님에도 분명 감탄스럽다. 

     > 시적 산문 어쩌고라는게 단순히 문장을 아름답게 쓴다고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괴한 이미지를 잔뜩 묘사한다고는 더더욱 아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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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계속 우울한 소설들만 읽게 되었는데, 개인적인 일들과 겹쳐서 더더욱 우울함이 배가되는 것 같다.

뭔가 전환이 필요하지만, 오늘 집에 온 소설은 

"사랑의 갈증"과 "고함과 분노"니까 그걸로 전환이 되긴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