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사 책 소개의 1편입니다.
모리스 마이스너가 쓴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중국 현대사 개설서, 입문서로 평가받습니다. 사실 애초에 한국어 번역본이 있다는 것부터가 이 책의 위 상을 짐작할 수 있죠.
원래 1977년에 <마오의 중국Mao's China>이라는 이름으로 초판이 나왔고, 2012년에 저자인 모리스 마이스너 교수가 별세했기 때문에 1999년에 나온 3판이 최종본입니다.
참고로 모리스 마이스너 교수는 중국 지성사가 주 전공이었고 박사 논문도 리다자오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리다자오는 천두슈(진독수)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자 마오쩌둥에게 깊은 사상적 영향을 준 인물로 평가됩니다. 한국에서는 다른 의미로 논쟁적 인물이었는데, 바로 그의 이름을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을때 이대조로 읽어야 하는지, 이대쇠로 읽어야 하는지 하는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의 인물인 장스자오도 같은 논쟁(장사조와 장사쇠)이 있습니다.
분명 이 책은 훌륭한 책이고 거의 걸작입니다. 중국 현대사 책을 한권만 읽는다면 꼭 이 책을 읽으라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두 세 권 이상을 읽는다면 그 중 한 자리는 바로 이 책이 차지해야 할겁니다.
다만 한 교수가 지적했듯 세상에 나온지 꽤 된 책인지라, 이제는 사실 관계가 좀 맞지 않거나 최신 연구 성과와는 좀 멀어진 경향이 있어서, 이 책 한 권만 보는 건 좀 위험하지 않나 싶어요.
예를 들어, 저자는 1976년 1차 천안문 사태 이후 덩샤오핑이 중국 남부 지방에서 피신 생활을 했다고 말합니다.
"음산했던 마오 통치의 마지막 몇 달 동안 덩샤오핑은 사인방에게 쫓겨 중국 남부로 도망가 자신의 옛 인민해방군 동지들이 제공해주는 은신처에 몸을 숨겨야 했다. […] 이때 그는 필요하다면 내전도 불사할 생각이었다고 한다."(『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 제2권, p.604)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의 연구들을 통해 1976년 실각 이후로도 덩샤오핑은 베이징에 있었음이 확인 되었습니다. 이건 이 책만의 문제는 아닌데, 과거 서구권에서 나왔던 책의 상당수가 이 책처럼 당시 덩샤오핑이 중국 남부에서 피신 생활을 했다고 서술했습니다. 한동안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었던거죠.
또, 한국전쟁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비록 이 책이 한국 현대사 책이 아니고, 저자 역시 한국이 아니라 중국 전문가이긴 하지만 그래도 최신(사실 이제는 최신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학계 성과와는 거리가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줍니다.
"한국전쟁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북한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다는 견해, 북한이 모스크바의 사주를 받았다는 견해, 남한의 이승만 정부가 야기했다는 견해에서 미국이 은밀히 유도했다는 견해에 이르기까지" (『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 제1권, p.395)
프랑크 디쾨터의 인민 3부작(People's Trilogy)인 <해방의 비극>, <마오의 대기근>, <문화대혁명>는 2010년대 나온, 비교적 최신의 책입니다.
한국 인터넷에서 디쾨터의 인민 3부작은 특히나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은데, 좋게 평가하는 쪽에서는 거의 이 책 하나만 봐도 된다고 이야기 하고, 반대로 나쁘게 평하는 쪽에서는 천하의 불쏘시개 정도로 평가하는 듯 합니다.
저는 두 가지 견해에 모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실 공평무사하고 공정한 역사책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 한 권만 읽어도 되는 역사라는 건 없다고 봅니다.
다만, 학계에서는 디쾨터의 인민 3부작은 취급도 안하다며 악평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디쾨터의 인민 3부작에 대해 많은 평가들이 나오고, 그 평가들이 엇갈리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인민 3부작만의 특징이 아니라 거의 모든 저서나 논문이 그럴겁니다.
중국 현대 정치 연구의 대가로 하버드대 교수이자 이제는 고인이 된 로드릭 맥파커는 대약진운동으로 발생한 1959~1961년의 대기근에 대해 자세히 알려면 디쾨터의 책을 보라고 추천했고, 일본의 중국학자 와세다대 명예교수 모리 가즈코 역시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고, 국내 중국 전문가들도 디쾨터의 책을 직간접적으로 인용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분명 디쾨터의 인민 3부작이 논쟁적 책이긴 한데, 그렇다고 "나무야 미안해", "안보는게 더 나은", "학계에서는 취급도 안하는" 불쏘시개급의 책도 아닙니다.
전에도 말한적이 있지만, 디쾨터의 인민 3부작은 필립 쇼트의 마오쩌둥 평전과 함께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두 책 모두 색깔이 확실하고 무엇보다 직접적으로 논쟁을 벌였던 저자들의 책인지라 더욱 보는 재미가 있지요. 참고로 디쾨터가 정통 사학가라면 필립 쇼트는 기자 출신으로 전공자는 아닙니다. 하지만 마오쩌둥 평전, 폴 포트 평전, 푸틴 평전 등의 여러 작품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슬픈중국 3부작은 어떻습니까 ?
재밌긴 한데, 좀 오류 같은 것들이 종종 보여서...우선적으로 권하고 싶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