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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었다


철학사에 있어 고대와 현대를 잇는 중간 다리로서, 경험과 이념을 종합하는 초월론적 관점의 도입이라는 혁명적 전회의 주장자로서


칸트를 소개하는 책이었다


때문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흄 등의 칸트 이전의 철학자나


헤겔,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화이트헤드, 들뢰즈, 리오타르 등의 칸트 이후의 철학자들의 이야기도 종종 나온다


방금 철학사 책을 다 읽은 뉴비가 읽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나도 사실상 뉴비라서, 이 부분이 좋았다


칸트 학회가 '아프리오리'와 '선험적'으로 용어를 통일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이 책은 그 전에 나온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선험적'과 '초월론적'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사실 내가 읽었던 가라타니 저작의 번역어는 모두 후자였기 때문에 그렇게 헷갈리진 않았다


오히려 아프리오리라는 글자가 더 와닿지 않는 느낌이고... 초월론적 이라는 용어도 굉장히 확 와닿는다.. 그래도 학회에서 공식 번역어로 정했으니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겠지


어쨌든 이 책은 칸트의 3대 비판서를 전부 쪼로록 훑어 소개하는데


다 보고 나니 이 책들 모두가 하나의 전도적 인식 위에서 사유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이었구나 싶다


주체 - 범주/직관/경험 등등 - 현상 - 물자체


이런 구도에서 주체를 인간으로, 물자체를 신으로 끼워맞추면 얼추 맞는 것 같다


신이라는 이념을 규제적으로, 반성적으로 요청한다는 얘기는


결국 현상계=현실에는 신이 없다는 얘기니까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신 관념과 비슷한 것 같고


나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물자체는 있긴 하지만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말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해야 한다...


아니다. 칸트는 말 할 수 없는 것을, 항상 마음 속에 그려야한다고 주장한 것 같다


그것을 향해 가야 한다. 그것만이 인류에게 의미 있는 행위이다. 그런 잔인한 목표를 만들어 넘겨준 것이다.


칸트 본인은 그것을 최대한 지킨 것 같다.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