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서점에 갈때마다 보이는 저 장대한 대하소설이 매번 눈에 띄었음.
개인적으로 나는 국문학(묵은지)들을 높게 치고
서양 문물의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진 치열한 인생을 살던 과거의 한국인들이
글을 쓰고 책을 낸다는 것 자체를 난 존경함.(근대,전후작가들)
근데 서점 갈때마다 보이는 저분의 책이 독갤에서 비판을 많이 받더라고?
솔직히 국문학 까일때마다 반동기질 일어나서 속상해 하는 편인데
저정도 길이의 대하소설을 3편이나 집필한 과거 유명했던 작가를 깐다는게 너무 의문스러워서 반박하려는 마음으로 읽음
결과적으로 말하면
결국 실망했다 ㅜㅜ 그래서 속상함.
정치성향+작품의 비판+역사 왜곡 논란+편견 이런거 다 버렸는데도 실망했음.
난 글빨 존나 약하기 때문에 그냥 내 감상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볼게.
1.개개인의 이야기가 안모아져..
무수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대체로 완전히 연결점 없이 동 떨어져있거나
연결점이 있어도
누구네 아들이 어디로 팔려가거나 독립운동 하거나 그런식으로
떨어져서 스토리가 각각 분산되거든.
A얘기하다 갑자기 끊어져서 B얘기
그러다 갑자기 끊어지고 G얘기 이런식으로
그래서 추리소설 읽을때마냥 빡 집중하고 읽었는데
이게.. 회수가 안됨 ㅋㅋㅋㅋ
9권까지는 믿었어 근데 10권부터는 알겠더라고
와 이양반이 회수할 생각이 없네?
결국 끊어진 상태에서 a~z까지 인물들의 스토리가 정리도 안됐고
떡밥은 회수가 안됐고
일제 탄압으로 헤어지거나 결별하거나 했던 연결점들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수가 없게됨.
+책 마지막 광복 부분까지 끝날 기미가 안보이다가
하이라이트인 광복 부분도 1-2페이지로 흐지부지 무마됨.
2.선악의 구분
누가 그런 글 썼더라고.
조정래는 선악을 구분지을줄 모른다.
지정된 악은 무조건 악이고
선은 무조건 선이다.
이건 어떻게든 아니라고 자기위안하며 읽었는데
일본쪽에 겁탈을 굉장히 쎄게 당한 조선 여인의 불우한 사고가 굉장히 세밀하게 나오거든.
그 이후에 독립운동하는 밀정 스님이
애엄마를 새벽에 겁탈하고 둘이 또 사랑에 빠져..
이 부분에서 부정하던 비판들이 이해되고
작품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수직 하락함.
정치 부분은 그냥 이렇게 정리했음.
하나의 가치관에 치우쳐 놓쳐버리는
모순된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내 스스로 찾아가야하는 작품이다.
3.맥빠지는 끊김
몇천페이지에 걸쳐 나오는 길고 길게 서사 그려놓은 인물들을
왜 그리도 기승전결 없이 갑자기 죽임?
감정과 이제껏 수놓은 서사가 좀 고조되는 순간에 뜬금없이
"일본군에 총에 맞고 눈길에 버려졌다"
그리고 바로 인물B의 챕터로 넘어감;;
아니 최소한 죽을때 감성팔이라도 하는 성의가 있어야지ㅠㅠ
진심 매번 저런식으로 뜬금없이 1줄로 죽이거나
A얘기가 안나오다가 어느순간 "폐병으로 숨진 A의 아들은~"
이런식으로 흘려버림;;
거의 모든 삶과 죽음에 기승전결이 삭제돼있음
4.역량
8권까지는 그래도 재밌었음.
난 장판문학이니 극한의 묘사 그런거 안따지고 다 읽는 잡식성인데
9권부터는 이양반이 피로도가 쌓였구나 하는게 급격히 느껴졌어.
이야기가 붕 떠.
장판문학의 장점이 뭐야
난 스토리텔링의 극대화라고 생각함.
쓸데없는 묘사나 만연체 없애고
간결한 문체로 스토리와 감정을 건드리는거?
위화 작품 같은..
근데 A-Z까지 개개인의 스토리와 떡밥은 죄다 풀어놓고
이게 정리가 아예 안되니까 작가가 버벅거리는 느낌이
급격하게 들기 시작했음.
그리고 그제서야 잡식인 나도 거슬리는 텁텁한 문체가 부각돼서 읽기가 힘들어짐 ㅠ
+개개인의 비극을 회수 안하고 어물쩡 넘기는 모습이
원래 역사의 비극은 그런거야.
아무도 완벽히 매듭지을 수 없고
그렇게 희미하게 남아있는거야.
라는 느낌을 전달받기 시작하면서 굉장히 무책임하게 느껴졌어.
5.기대했던 부분
일본의 고위 관료에게 폭탄을 투하하거나
3.1운동과 같은
직접적인 독립운동이 바닷물에 물 한컵 뿌리기 같은 행위이며
일제의 탄압을 더욱 가속화 시키는
본질에 다가서지 못하고 일만 키우는 행위?
라며 비판을 하는 듯한 내용과
그 반대의 내용도 함께 들어있는데
이런것도 얼버무림..
난 단순하게
일제로 넘어갈수밖에 없던 친일파 몇몇의 처절한 그 뒷배경과
그에 따른 양가적인 감정,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고뇌를 단 한번도 느낄 수 없는
그냥 일본은 나빠!
병신이야! 하는
어떻게보면 문학적으로 재고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전혀 나오지 않은게 참으로 아쉬웠음.
아무래도 인간이기에 겪을수밖에 없는
그런 비참한 상황속에서 나오는 '고뇌'가 생략된 것
너무 아쉬웠음.
젊은이들에게 살인을 지시하여 아까운 목숨을 상하게 한 독립운동가
이성적인 판단으로 화합을 할 심적 여유가 단절된 그런 어쩔수없는 상황
뭐 그런거 ㄷ
에효 아무튼 13일 걸쳐서 읽었는데 속상했음
웬만하면 국문학은 비판 안하고 싶었는데 할수밖에 없었음 ㅅㅂ
그래도 근4년간 집필하신 노고에 경의를 표하는걸로 마무리할게ㅠ
- dc official App
개추
진솔하고 세세한 리뷰 개추
ㅠㅠ - dc App
고생했다
고마워 - dc App
3부작중에 아리랑이 젤 별로라고 하긴 하더라 난 태백산맥도 읽어보니 그닥이었음
아 역시ㅠ 태백산맥 1권도 사놨는데 몬읽겄다 - dc App
태백산맥도 막판 가면 힘빠진게 눈에 띈다. 한 문단에 빨치산 부대 하나씩 전멸함; 엔딩도 영 그냥 그럼. 그래도 난 태백산맥 높이 평가하는게 장편소설이 역사관의 예술적 표현이라고 할 때 지금 야당의 역사관을 가장 소설적으로 잘 풀어냈다고 생각해서 그럼.
태백산맥 가볼까? - dc App
와
고생했다... 매년 이 책 읽는 사람 전국에 50명은 되려나... - dc App
그러네 ㅋㅋㅋ 생각해보니 진짜 없긴 하겠다ㅠ - dc App
한강을 읽어. 진짜 한강은 훨씬 나음. 한강 >>> 태백산맥 >>>>>>>>>>> 아리랑이라 한강 읽으면 맘이 좀 편해질거임. - dc App
오 진짜? 태백산맥 1권 가려고 하는데 한강도 꼭 읽어볼게ㅠ - dc App
한강이 진짜 명작임
난 한강 읽을 때도 이거랑 비슷한 느낌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