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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는 1부에서 전작 '위대한 개츠비'처럼 주인공을 먼저 소개하지 않고 로즈메리라는 여배우를 등장시켜 주인공인 다이버에게 반하게 한 후 다이버 가족과 주변 등장인물들을 묘사합니다. 로즈메리는 개츠비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닉과 달리 그를 완벽한 남자라고 숭배하며 소설 초반부 또한 다이버를 사교적이며 친절하고 능력 있는 남자로 묘사해 독자 또한 그를 호의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다이버의 미래를 예견케하는 에이브, 희극적인 매키스코 부부, 별로 사교적이지 못한 토미와 비교한다면). 로즈메리는 결국 다이버의 사랑을 얻어내지만 짧은 불륜은 다이버의 부인 니콜의 발작으로 끝이 납니다.
2부에서는 시작부터 다이버를 등장시켜 그의 정신과 의사로서의 능력 및 과거와 그가 니콜을 어떻게 만났고 니콜이 어째서 정신병에 걸렸는지 알게 됐는지를 알려줍니다. 다이버는 그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그녀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해 결혼하지만 인생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2부 후반부와 3부에서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그가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지나간 세월은 보상받을 수도 없고 사랑받기에는 그가 지쳐버렸고 자신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부에서 밝은 인간을 대표하던 다이버가 몰락하는 과정을 읽으면서 쓸쓸하고 안 좋은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됐는가? 필립 로스의 '미국의 목가'처럼 시대와 국가의 썩은 공기가 그의 운명을 마취시켜 떨어뜨렸나? 실제 피츠제럴드와 젤다의 결혼처럼 다이버와 니콜은 애초에 서로 만났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을까? 결국 술이 문제인가?
개인적으로 다이버를 비롯해 많은 인물들이 고통을 겪은 이유는 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정확하게 또는 애매하게라도 알고 있는데도 그것을 애써 무시하고, 등을 돌리고 책임을 떠넘기려 한 데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이버는 자신이 니콜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고 그녀 집안의 돈이 자신을 종속시킨다는 걸 알았지만 방치합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마음의 짐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서 세월이 흘렀고, 그의 직업적인 윤리는 동료 의사 프란츠와 관계를 정리하며, 교양과 사교 능력은 메리에 대한 무례한 태도를 보이며, 자기통제적인 모습은 술에 빠지며 로즈메리가 자신을 반하게 만들었던 장점들을 하나둘씩 스스로 파괴해나갑니다.
그에 반해 후반부에서 니콜은 토미와의 관계에서 더이상 다이버에 대한 자신의 의존적인 성격을 버리며 성장해나갑니다. 다이버의 몰락 뿐만 아니라 니콜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이 소설의 매력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피츠제럴드의 인물과 심리에 대한 묘사에 감탄을 많이 느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를 감명 깊게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 소설 또한 그 기쁨을 다시 느끼게 해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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