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든은 줄곧 어른들의 세계에 냉소적이었다. 학교, 뉴욕 거리, 호텔 로비. 모두가 어색하고, 더럽고, 혐오스러웠다.

 

그런 홀든이 회전목마를 타는 피비를 말없이 바라보는 순간이 여운에 남는다.

마지막 피비와 함께하면서 홀든은 세상을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다.

울고 있었고, 모자도 쓰지 않은 채.

 

그 장면을 곱씹으며 읽던 어느 날, 내가 사랑하는 유라의 노래 ‘MIMI’의 한 구절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헛된 품에서 꿈을 찾는 내가

어린자국을 더듬어 보는 내가

슬프게, 눈물 나게 하네

[...]

미미하게 사라져

미미는 왜 날 떠났어?

우리는 다시 만나서

우리는 다시, 우리는 다시

 

동생 앨리의 죽음은 홀든의 마음 속에 빈 자리를 만들었다.

방에서 미약하게 떠도는 앨리의 냄새, 흔적.

홀든은 미미하게 사라지는 앨리의 흔적을 떠올리며 어른의 세계에 끝임없이 맞서지만,

끝내는 외로움과 혼란을 겪으며 절벽으로 몰려간다.

 

회전목마를 타는 피비를 바라보며, 홀든은 처음으로 무언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눈물흘리며 다짐한다.

나는 이렇게 연약한 존재를, 언제든지 미미하게 사라질 지도 모를 존재를

어른의 세계에서 지키기 위한 파수꾼으로써 자리하겠노라고.

 

홀든에게, 피비는 꿈이자, 어린 자국이고, 미미하게 사라지는 여운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에게 있어 서로를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었다.

 

유라의 노래처럼 우리의 주변은 늘 사라지는 것들로 가득하다.

그러니 언젠가 나 역시 놓치고 싶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호밀밭 어딘가를 헤매야 할지도 모른다.

그게 사랑일지 후회일지 아니면 나 자신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나의 파수꾼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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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가수 노래 가사가 생각나서 활용해봤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