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질 만한 글인지 모르겠는데 나이 먹을 대로 먹고 니들이 한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을 나도 했던 것 같아서, 그리고 그게 큰 오해 또는 착각이었다고 깨닫고 있어서 함 얘기해 본다
우리가 보통 접하고 반하는 문학들은 대체로 낭만주의 이후의 소설들이지.
집에서 엄마가 우리 아들/딸 좋은 책 좀 읽혀야겠다, 하면 제시되는 선택지가 소위 '세계 문학 전집' 같은 거잖아. 거기에 요샌 한국 문학이나 어디 남미 문학 아프리카 문학 또 나름대로 비전통적인 기준으로 선정한 작품도 끼여 있지만 큰 몸뚱이는 고뇌하는 작가상 — 방황하는 자아 — 공감하는 독자 같은 연결 고리를 순환하는 고전적인 문학이지.
뭐 대표적으로 괴테의 베르터가 있다.
몹시 외롭고 방황하고 슬프고... 결국 자살
독자는 그 청년의 절절한 고백에 감화되고 그 남자의 마음이 되어 사랑을 배우고 검증하며 실행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많이들 죽었대잖아.
그게 잘못된 문학이라는 게 아니라, 특정한 시대의 특정한 환경을 바탕으로 성립한 문학의 한 경향일 뿐 그게 문학의 본질은 아니란 얘기다.
정체성 찾기에 정향되어 있고, 으레 작가라는 존재의 신비화로 이어지는 문학의 관습은 SNS로 소위 탈진실이 유통되어 세계 정치가 바뀌는 마당에 너무 낡은 형식이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자본주의에 절여진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이 그 20세기 환난사와 급성장의 역사 때문에 여전히 공동체주의의 소통 방식에 매여 있고 도시 윤리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실제로 서로 별 상관없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일하고 거래하고 심지어 이렇게 하루죙일 수다 떠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언어는 언니 형님 어르신 아우야 수백 년 전 또는 일제시대 것뿐이니까 지금 현실에 맞는 말을 도무지 쓰기가 어렵지.
문학도 옛날 방식으로, 정말 대중적으로는 지사적 문학가 초상에 대한 동경으로 수렴되면 현실과 여러 가지가 어긋난다.
예컨대 고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조울증적인 반응이 그렇지.
고은이 비행을 했다면 한 거고, 그 사람이 그냥 시인이지 위대한 지사는 아니잖아.
(물론, 젊었을 적 지사적 문학가였던 적도 있긴 있지)
문학가뿐만이 아니라 뭐 백종원, 유시민, 또 누구냐... 그래 대통령제 자체도 그래. 이노무 사회는 누구 하나 정해놓고 마구 숭배하다가 뭐 하나 티 나오면 다 달려들어서 너도나도 죽창 꽂는 게 습관이잖아.
혹시 오해할까 봐 덧붙이는데 고은이 시인이니까 벌을 면해야 된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 사람이 받을 벌은 받고, 증거 없거나 뭐 그러면 그 나름대로의 처분을 받으면 되지 무슨 지자체에서 배신감이니 어쩌니 하며 기념물을 철거하고 그게 무슨 난리인지...
문학이 오늘날 작가의 영혼과 교환될 만한 등가물로 취급받게 된 건 인간 글쓰기 역사에서 얼마 되지 않은 일이고 그 배경은 서양 귀족들, 특히 규방에 갇히 부녀자들을 위한 문학이 시작이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문학의 뿌리는 칙릿임
...
21세기 디씨에서 노닥거리는 우리가 그 전통을 계승하거나 고수해야 할 필요도 없고, 여기서는 천방지축으로 떠들다가 문학할 때는 다자이 오사무나 된 양 하이데거나 된 양 죽음을 느끼며 한없이 진지해지는 건 별로 가능해 보이지도 않고, 현실에 맞지도 않다.
물론 그렇다고 라노벨인지 그런 거 해야 된다는 소리는 아니고, 나도 웹소설 몇 번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매번 너무 민망해서 한 장을 못 넘겼는데, (나중에 또 쓰게 되면 웹소설에 대한 내 나름의 관점에 대해 말해줄게) 우리에게 새로운 현실이 주어졌는데 그 현실을 주무르고 놀지는 못할 망정 고릿적 문학 기준에 제사 지내기 위해 내게 주어진 자원을 낭비할 필요 없잖니?
내가 오전에 황병승과 신자유주의에 대해 말한 것도 그런 맥락 중 하나다.
그 작가를 천재라고 신화화할 게 아니라 그런 문학이 하필 그 시점에 유행했다는 걸 시대상과 결부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거고, 황병승은 특별히 기존의 문학 기준에 부응하려고 노력한 것 같지 않은 시인이기 때문에 훨씬 특별하게 느껴졌다는 거거든.
그런 점에서 우리도 새로운 글쓰기를 찾아야 하고, 내 생각엔 여기 디씨에서 쓰이는 글도 문학의 일부야. 다만 대단히 재밌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모르겠다. 게시글 다 읽는 놈들 있음?
하여간, 말이 길었는데 원하는 사람은 나랑 같이 글쓰자.
최소한의 원칙을 설정한 뒤에 돌아가면서 글 쓰면 재밌을 수도 있다.
지금 생각으로는 샤레이드 게임처럼 이메일로 돌아가면서... 마치 비밀 점조직처럼 글을 쓰는 게 어떨까 싶다.
이미 말했다시피 작가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 아니어도 좋고 초예민한 감각의 소유자가 아니어도 좋다.
나는 니 삶을 몰라. 니가 어리든 어쩌든 너한테는 니 삶이 있고 그 삶 속에서 니가 경험하는 건 또 남들한테 완전히 새롭거든.
하여간 하고 싶은 사람은 얘기해 봐라
뭔가 논리전개 방식이 이상한데
고뇌하는 작가/소설 속 인물 형상이 쭉 있었고 모더니즘에서 극단에 치달고 진지해진 것은 맞으나, 그것은 오히려 사회의 커다란 흐름에서 벗어난 일탈적이고 개인적인 사유지, 그것을 작품과 작가랑 동일시여겨서 사회적 잣대를 들이미는 식의 진지함으로 생각하면 안됨
https://m.dcinside.com/board/reading/259313
- dc App
이 글 양식에 맞게 글 써주시면 감사하겠슴... - dc App
구체적으로 어디를 고쳐야 돼?
선생님 글에서 앞으로 특정 책에 대한 구체적인 말씀 니눠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예를 들어, 일본 문학 미시마 유키오 - <봄눈>에 관해 리뷰를 써주신다거나... 아니면 그 책에 관한 평론을 써주신다거나... 독서 갤러리 자체가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국내의 정치적 소재를 다루는 글을 원천적으로 막을 순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강하게 막고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특성상 정치적 견해의 차이로 싸울 가능성이 좀 커서요.) - dc App
아 섹스하고싶다
병신같은 개똥철학인데 걍 짜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