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남/대광출판사]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함은 평소의 네 소행으로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마는,

너는 분명히 나의 죽음을 바라고 있는 사람이구나.

너는 네 생각 속에 천 자루의 비수를 감추고서 그 비수들의 날을 너의 돌같은 심장으로 갈아 가지고

기껏 반 시간밖에 남아 있지 않은 나의 목숨을 끊어 놓는구나.

에잇! 단 반 시간을 참지 못하겠다는 거냐?

그럼 가서 네 자신의 손으로 나의 무덤을 파놓고 네 귀에 즐겁게 종을 울려대려무나,

나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이 아니다. 너의 등극을 알/리는 종을 나의 관에 뿌려질 눈물일랑은

모두 향유 방울로 해 가지고 너의 대관식용 성유로나 쓰려무나.

나의 시체, 너를 낳아 준 애비의 시체 따위랑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먼지와 뒤범벽해 가지고 구더기에게나 내맡겨 버리려무나.

그리고 내가 임명한 관리들은 모두 파면해 버리고 내가 선포한 법률 또한 전부 폐기해 버리려무나.

마침내 질서를 조소할 시기는 오고 만 거다. 헨리 5세의 등극이다!

이제부터는 허영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왕자의 위엄 따위는 땅에 떨어져라!

현명한 보좌관들은 내쫓아 버려라! 그리고 이 잉글랜드의 조정에는 도처로부터 무위한 바보들이 모여드는 거다!

이웃나라들이여, 너희네 찌꺼기 녀석들을 이곳으로 토해내라고!

너희네 나라에 이러한 악당, 위세로 신을 모독하거나, 폭음을 하거나, 춤에 광분하거나,

밤새도록 먹고 마시거나, 살인 강도질을 하거나,

기타 천지개벽 아래 있었던 죄악들은 최신의 방법으로 범하거나 하는 악당이 있거들랑 기뻐하라.

그런 악당은 앞으로는 더 이상 너희네 나라를 괴롭게 하지는 않게 할 것이고

잉글랜드가 놈들의 3중의 죄악까지도 2중으로 반가이 맞아줄 것이오.

그리고 잉글랜드가 놈들에게 관직이며 영예며 권세를 부여해 주게 될 것이니까.

왜냐하면, 헨리 5세왕은 재갈쇠가 물려 있던 방일로부터 억제의 입마개를 떼내 버리고,

미친 개같이 무턱대고 누구든 물어뜯고 말테니 말이다. 

오, 불쌍한 나의 왕국, 내란으로 멍이 들어 있는 나의 왕국,

내가 그처럼 심로를 기울여 가지고서도 너의 무질서를 바로잡아 놓지 못한 것인데,

앞으로는 무질서 그 자체가 왕으로 않게 되면, 너의 운명은 앞으로 대체 어명게 될 것인고?

아, 너는 다시 또 이전같이 이리떼들이 득실거리는 광야로 되고 말 것인가!






[동서문화사]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함은 평소 네 행실로 다 알고 있는 일이지마는,

너는 틀림없이 나의 죽음을 바라고 있구나.

너는 네 생각 속에 1천 자루의 비수를 감추고서는 그 칼날들을 너의 돌 같은 심장으로 갈아서

기껏 반 시간밖에 남지 않은 내 목숨을 끊어놓는구나.

에잇! 겨우 반 시간을 참지 못하겠다는 거냐?

그럼 가서 너 자신의 손으로 나의 무덤을 파놓고 네 귀에 즐겁게 종을 울려대려무나.

나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이 아니라 너의 등극을 알/리는 종을...... 내 관에 뿌려질 눈물일랑

모두 너의 대관하는 머리를 거룩하게 할 향유 방울로나 쓰려무나.

나의 시체, 너를 낳아준 아비 시체 따윌랑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케케목은 먼지 속에 처박아 구더기에게나 내주려무나.

그리고 내가 임명한 대신들은 모두 파면해 버리고, 내가 선포한 법률 또한 모조리 폐기해 버리려무나.

마침내 질서를 비웃는 시기가 오고야 만 거다. 헨리 5세의 등극이다!

이제부터는 허영심에 가득 찬 왕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왕좌의 위엄 따위는 땅에 떨어져라!

지혜로운 보좌관들은 가버려라! 그리고 이 잉글랜드 조정에는 여기저기서 무위도식하던 바보들이 모여드는 거다.

이웃 나라들이여, 당신네 찌꺼기 녀석들을 이곳으로 토해 내 다오!

당신네 나라에 이러한 악당, 서약을 어겨 신을 모욕하거나, 폭음을 하거나, 춤에 광분하거나,

밤새도록 먹고 마시거나, 살인 강도질을 하거나,

그 밖의 하늘과 땅이 열린 때부터 있었던 해묵은 죄악들을 가장 새로운 방법으로 저지르는 악당이 있거들랑 기뻐하라.

그런 악당은 앞으로는 더는 당신네 나라를 괴롭히지는 않으리니.

잉글랜드가 놈들의 세 가지 죄악까지도 두 가지로 낮추어 반가이 맞아줄 것이며,

놈들에게 관직이며 영예며 권세를 부여해 주게 되리니.

왜냐하면 헨리 5세는 재갈이 물려 있던 방봉으로부터 억압의 입마개를 마침내 떼내어 버리고,

미친개같이 무턱대고 누구든지 물어뜯고 말 테니까.

오, 불쌍한 나의 왕국, 내란으로 멍들어 있는 나의 왕국,

내가 이 땅 위에 피와 땀을 적시고서도 이 무질서를 바로잡지 못했는데

앞으로 무질서 그 자체가 왕으로 앉게 되면 너의 운명은 대체 어떻게 될까?

아, 너는 다시 또 이전같이 이리 떼들이 득실거리는 광야로 변해 버리고 말 것인가!




-----------------


<헨리 4세 2부> 4막 3장임 (판본에 따라 4막 5장)


정말 우연히 딱 이 구절만 번역을 비교해봤는데


문장구조나 표현이나 단어들을 보니


동서문화사 번역이 전자의 번역에서 부분부분 약간 수정했을 뿐 거의 베껴 쓴 느낌이 강하네


몇몇 어렵거나 오래된 표현을 좀 더 쉽게 풀어쓴 정도로 보임




혹시나 싶어 다른 작품 독백도 비교해봤는데 이건 아예 다르긴 했음. 




재밌는건 원문의 "England shall double gild his treble guilt."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직역하면 "잉글랜드가 그의 3배짜리 죄도 2배로 금칠해 줄 것이다" 정도의 의미임.


김재남역은 "잉글랜드가 놈들의 3중의 죄악까지도 2중으로 반가이 맞아줄 것이오."로 맞게 번역했는데


후자는 이걸 "잉글랜드가 놈들의 세 가지 죄악까지도 두 가지로 낮추어 반가이 맞아줄 것이며,"로 오역함


이 부분이 사실상 가장 다른 부분인데 오역인게 어이없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