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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반일리치의 죽음, 지하로부터수기, 소송등 심오하고 철학적 사상이 여럿 함유되어 있는 굵직한 책만 읽다 오랜만에 일문학을 읽었다.
선생이라 부르며 그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지만 그 선생은 이따금 의미심장한 말만 건낼 뿐 속내를 전혀 알 수 없었던 사람이다. 이는 마지막 선생이 편지를 보내올 때까지 예측할 수 없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책을 앞서 여러권 완독한 후 읽으니 마치 여름방학을 보내는 어린이처럼 우거진 수풀 속 귓속에 나지막히 들리는 듯한 매미소리와 따가운 햇살을 온몸으로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사랑에 갈팡질팡한 모습이 겉으로는 별거 아닌듯 고요하지만 서로 내면에서는 휘몰아치는 소용돌이가 하나씩 존재했다는 점이 청춘다웠다. 작중 심장을 갈라 그 피를 얹힌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묘사라 생각든다.
결국 끝내 자살이라는 결말로 귀결되지만 그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간의 상황 또한 공감이 가는 부분이며, 선악을 정할 수 없었다는 점이 꽤나 가슴깊이 느껴졌다. 다른 일문학에서도 자살의 대한 소재가 많이 등장하지만 마음에선 이들의 자살이 무척이나 슬프지만 단순 슬프다는 감정뿐만 아니라 가슴 한켠에 뭉클하다는 감정이 피어오르는건 왜일까
K가 자살 방법을 경동맥을 찔러 죽었다는 부분이 그간 자신을 억제하며 올곧게 살아온 그였기 때문에 남들은 생각도 못할 마치 할복하듯 시행한 자살이 놀랍기 짝이없었다. 당연히 목을 메달았을 줄 알았는데 피가 튀어있어다길래 ??싶었다. 죽을 때도 자기를 억제하며 고통 속에 죽었다니…
아내만 두고 자살을 택한 선생이 내면에서 얼마나 곱씹고 되뇌었을 것을 생각하면 오죽했을까 싶다만 담겨진 아내는 그럼 어떻게 되는 것인가 마치 선생의 부모 또한 병환으로 인해 선생을 두고 갑작스레 떠난 것처럼 자신도 그때 겪었던 아픔을 고스란히 아내에게 넘기고 떠나다니…선생이 아내에게 말한 것처럼 아내분은 매우 불행한 사람이 맞는듯하다.
선생의 편지로 소설이 끝을 맺는데 내가 주인공이라면 이 사실을 선생의 아내에게 전할 것인가 고민을 잠시 해보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비탄과 우애 속에 잠겨있을 선생의 아내에게 이 모든 사실을 전하는게 마지막 의무이지 않을까 싶다. 선생이 아내에게 말할려고 했다는 부분이 존재했기에 주인공이 직접 이 사실을 말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에 이 장문의 편지를 쓴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그나저나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그간 살아온게 한편으로 정말 ‘선생’이라 부를만한 사람이라 생각든다.
그동안 봤던 일문학중에서 단연코 베스트인 이유가 있었다. 나 또한 이 책을 내 베스트책으로 꼽을 것이다.
잘 읽었습니다.